이재용의 ‘현장 경영’, 코로나19 위기에서 삼성 지켰다

변윤재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7 15: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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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 화성시에 있는 반도체 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7일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1000억원을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일 갈등 재점화 등 최악의 불확실성 속에서 일궈낸 결실이다.

 

당초 시장의 전망치는 평균 511400억원, 영업이익 64700억원이었다. 7조원 돌파에 관심이 쏠렸었던 시장의 예측을 삼성전자는 훨씬 뛰어넘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184분기(24.2%) 이후 6분기 만에 최고치(15.6%)를 찍었다. 전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업계는 54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깜짝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코로나 특수라는 시장 요인도 작용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신속히 대응했던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비 넘기면 바로 현장으로위기 대응 선봉 나서

 

이 부회장은 올 상반기 그야말로 발로 뛰었. 새해 첫 날 시무식 대신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이 부회장은 상반기 마지막 날도 삼성전자 반도체 자회사 세메스의 천안사업장을 찾았다.

 

올해 이 부회장의 대외행보는 12. 이 부회장이 중장기 비전을 바탕으로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짜는 총수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았던 배경에는 위기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천안 세메스 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 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수원 생활가전 사업장 점검에 나섰을 때도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고 말했었다.

 

글로벌 기술 경쟁 속에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위기관리 전면에 나서게 했다. 특히 5월 이후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자 그는 3차례의 검사를 무릅쓰고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을 다녀왔다. 글로벌기업 총수로는 첫 중국 출장이었다. 구속영장 청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등 고비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3대 사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현장을 찾아 위기 대응을 직접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하루에만 3번 경영진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는 등 강행군이 이어졌다.

 

초격차 삼성위한 대규모 투자도사법리스크 해소가 관건

 

이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였다. 반도체와 관련해 화성사업장의 EUV(극자외선) 전용 파운드리 생산라인 등 6번이나 현장을 찾으며 사업을 챙겼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사업장에 초미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및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계획을 발표하며 18조원 규모의 투자도 단행했다. 또 협력사-산학-친환경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K칩 시대청사진도 제시하며 반도체 비전 2030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인공지능(AI), 전장부품, 5G 등 신기술 발굴과 인재 영입의 속도도 올렸다.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협력을 논의했다. AI 분야 석학인 세바스찬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소장(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반도체 설계·AI 등 신기술 분야 박사급 인력 1000여명을 채용한다.

 

다만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내놨지만, 검찰은 열흘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이어진 특검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웠던 삼성으로선 또 하나의 사법리스크를 더하는 건 부담이다.

 

검찰이 이 부회장의 기소를 강행할 경우, 미래 준비를 위한 삼성의 전략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18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과 4대 미래성장 사업(AI, 5G, 바이오, 전장부품) 선정에 이어 2019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방안 등의 비전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4년여간 삼성전자 직원들은 정신적 감옥에 갇힌 기분이었다고 하더라. 투자는 물론 일상적인 경영 결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그만큼 압박과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라며 글로벌 위기 속에서 총수의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데 이 부회장이 기소된다면 삼성의 성장 동력은 타격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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