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사죄하지 않는 일본?…위안부 문제, ‘이미 11번’ 사과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6 15: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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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했으니 더 이상 사죄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이 오랜 시간 표해 온 마음과 ‘제대로’ 마주하는 일부터 필요하다”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39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모자를 쓴 소녀상 위로 꽃다발이 놓여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월 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총리나 일왕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당시 일본 측과 마찰을 빚었던 가운데,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미 수십 차례나 사과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지난 2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안부문제와 일본의 사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일본이 우리나라에 위안부 문제만으로 11번이나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의 정리에 따르면, 일본은 노태우 정부 때부터 ▲1992년 가토관방장관 담화 ▲1993년 고노관방장관 담화 ▲1995년 이가라시관방장관의 기금발표문 ▲1995년 무라야마수상 담화 ▲1996년 하라아시아여성기금 이사장의 편지문 ▲1997년 하시모토수상의 편지 ▲1998년 하라아시아여성기금 이사장의 편지(김대중 대통령에 보낸 편지) ▲2005년 고이즈미수상 담화 ▲2010년 간수상 담화 ▲2015년 기시외무상의 한일합의 발표 ▲2015년 아베수상 발언(기시외무상이 전언) 등 박근혜 정부 때까지 무려 같은 사안으로만 총 11번이나 사과했다.

이러한 일본의 사과 전례를 전하면서 박 교수는 “이만큼 했으니 더 이상 사죄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며 “일본이 오랜 시간 표해 온 마음과 ‘제대로’ 마주하는 일부터 필요하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 한국에 ‘일본이 사죄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정착된 이유

이어 박 교수는 ‘위안부문제와 일본의 보상’이라는 제목의 별도 게시글을 통해 일본이 위안부에 대한 사죄만이 아닌 보상에 대해서도 노력했음을 전했다.

“1차ㅡ아시아여성기금(1997~2003) : 일본정부예산 300만엔+국민모금 200만엔 희망자 61명에게 전달, 한 사람에게 전달사고가 생겨 실제로는 60명”, “2차ㅡ한일합의 보상금(2016~2018) : 1인당 1억원, 당시 생존자 47명 중 34명 수령. 두 사람에 대해 수속 진행중이었으나 재단이 해산조치 당함(나눔의집 거주자도 6명 수령)”

또한 박 교수는 ‘일본이 (사죄했다는) 반론을 한국언론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선 “아시아여성기금은 국가예산이 들어갔고, 무라야마 전 수상 등 정부관계자가 이사장을 맡은 실질적 정부보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지원단체들이 ‘민간기금이다!’, ‘돈은 필요없다!’, ‘일본의 꼼수다!’, ‘일본은 정말 사죄할 생각 없다!’고 언론과 국민을 상대로 20여년 (동안) 주장하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정착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금을 지원단체가 비난한 탓에, 기금관계자들은 할머니들께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편지를 전달했고, 할머니들은 이후에도 몰래 관계자에게 연락해 받아야 했다”며 “그것도 한국에 ‘일본은 사죄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정착된 이유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전액 국가예산’으로 보상금을 편성한 것이 ‘한일합의’였다”며 “그런데 이번에도 지원단체는 ‘박근혜 정부의 꼼수다!’, ‘법적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기운동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정대협에 10억 이상의 돈이 모이게 되고 재단이 설립됐는데, ‘정의·기억재단’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동에는 돈과 사람이 필요한데, 정대협의 주장만이 더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한일합의가 만든 셈”이라며 “이후 정대협은 아예 이름을 ‘정의기억연대’로 바꿨는데,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정신대=위안부로 착각하게 만든 데 대한 국민적 해명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 “언론·국민 망각에 기대 오늘도 日정부 사죄·보상 깡그리 무시”

박 교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본의 사죄를 ‘법적인 사죄다. 국가 간에서 사죄를 하거나 받은 일은 있다’는 엉뚱한 소리와 함께 ‘일왕이 와서 사죄하라’는 요구를 한 건, 이 모든 과정이 잊혀지거나 무시되어 왔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사죄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죄·보상한 적이 있다는 걸 말하면, 지원단체들은 그때서야 비로소, ‘법적사죄를 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해 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이중적인 이해상태를 방치·조장해 온 셈”이라며 “최근 들어 ‘법적 사죄를 안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죄하지 않은 일본’이라는 인식이 이미 깊이 각인된 국민들에게 그 양쪽을 구별할 여유와 관심이 있을 리가 없다. 현재의 모든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합의 이후 지원단체와 함께 ‘법적책임’을 자신의 목소리로 외쳐온 분들은 사실 서너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분들 주장이 옳건 그르건 그 사실 부터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며 “말하자면 한일합의 이후 ‘법적사죄가 아니니 사죄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온 할머니들은 극소수다. 그 소수가 마치 ‘위안부’ 할머니 전체 목소리인 것 같은 착각이 사회전체에 존재했고, 모든 집회와 규탄은 그 분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그 이면에서 일본의 사죄와 보상을 받아들인 분들은 그저 일본의 (화해치유재단의) 계략에 말려든 것으로만 취급되고 잊혀져왔다”며 “보상금을 받은 분들이 많다는 기사는 거의 쓰여지지 않았고, 기사가 나온 이후에도 그런 분들을 취재한 기자도 전혀 없었다. 물론 그 분들 역시 비난이 두려워서 일본과의 화해를 말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다”고 말했다.

아울러 “화해치유재단이 옳았는지, ‘법적사죄’ 주장이 옳은지 여부는 차후문제”라면서 “문제는 이 모든 혼란이 거대한 망각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또, 이미 만들어진 그런 거대한 망각의 흐름에 도중에 편승해 가속시킨 학자들까지 있었다는 점”이라고 힐책했다.

나아가 “언론들 대부분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발로 뛰고 자신의 머리로 사고하는 대신 지원단체나 일부학자가 주는 정보만 받아 써왔다”면서 “그 정보를 믿은 국민들에겐 죄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위안부 지원단체와 한국 언론의 편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한일관계는 영원히 요원할 것임을 내다보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언론과 국민들의 망각에 기대어 오늘도 일본정부의 사죄·보상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들의 반박이 ‘반(反)역사적이고, 반인권적이고 국제 상식에도 어긋난 것’이라며 파렴치한으로 모는 지원단체의 주장만이 ‘진실’로 통용된다. 이런 목소리에만 언론이 의존하는 한, 한일관계는 영원히 회복되지 못한다. 내 방식·내 생각만이 옳다는 아집은, 한일관계 뿐 아니라 모든 관계를 깨뜨린다. 이미 우리 안에서 보고 있듯이”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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