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사상 최악의 악재를 만난 항공업계는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심지어 3분기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마저 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무거운 분위기다.

28일 항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은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이는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에 여파가 꾸준하게 이어진 데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항공 화물 회복이 더디게 이뤄진 영향이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전국 공항의 국제선 수송량은 220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동남아가 전년 동기 17.7% 증가하고 중국(14.6%), 미주(7.2%), 유럽(8.4%) 등 대부분 노선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일본 노선의 여객 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6% 감소하며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4분기 항공사별 영업손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아시아나항공이 893억원을 가장 많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외에도 진에어(305억원), 제주항공(408억원), 티웨이항공(254억원), 에어부산(259억원) 등이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3분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1179억원)을 기록했던 대한항공도 4분기에는 적자 전환이 유력하다.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105억원으로 보고 있지만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200억~300억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견조한 장거리 여객 수요로 국제선 수송은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본, 홍콩 노선 부진과 동남아, 중국 노선 경쟁 심화로 국제선 여객 운임은 전년 대비 6.5% 하락할 전망”이라며 “일본과 홍콩 노선 수요 부진, 동남아시아와 중국 노선 경쟁 심화에 따라 대한항공도 적자로 돌아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도 “항공 5개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합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820억원 적자를 기록,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실적개선 기대했지만 ‘우한 폐렴’ 설상가상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올 들어 우한 폐렴 사태까지 가세하면서 항공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는 ‘보이콧 제팬’으로 인한 일본 노선의 부진이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진했던 항공 화물도 올해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이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인 데다 반도체 시황이 개선 조짐을 보여 항공 운송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 노선에도 차질이 생긴 상태다.

업게에서는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사스 사태 당시에는 중국 등 국제선의 운항이 일부 중단되며 여객이 30∼40%가 감소했고,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여객이 10%가량 감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노선을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에 출발 직전에 비행편을 취소하고 해당 노선의 취항을 연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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