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택배업계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실효성은?

최문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4-13 15: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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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정부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급격하게 업무량이 늘어난 택배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안전사고 예방, 근로환경 개선 등의 보호조치를 적극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크게 늘어나며 과중한 물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이 지난 2월 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자사 택배 물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2월 넷째 주엔 그 전주보다 22% 증가한 3200만 개의 택배가 배송됐다. 재택근무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대된 3월 첫째 주의 경우 3300만 개로 증가했다.

국토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택배 운송차량 및 택배기사 조기 충원 ▲적정 근무량 체계 마련 ▲순차 배송 등을 통한 휴식 보장 ▲건강관리자 지정 ▲산재보험 가입 및 응급‧방역물품 구비 ▲비대면 배송 유도 등을 권고했다.

특히 신속히 택배 차량과 택배 기사를 확충하고 여력이 안 된다면 보조 인력이라도 충원하여 택배 종사자의 업무량을 경감시켜 줄 것이 강조됐다. 또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휴식시간을 보장할 것과 적정한 노동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평소 기일보다 1~2일 정도 지연해 배송할 것이 포함됐다.

또한 택배종사자의 사업장에 제세동기, 구급약 등의 응급물품을 상시 배치하고 코로나19 감염원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손소독제 등의 방역물품을 공급하고 택배 차량 소독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것도 강조했다.

업무구역이 인접한 택배 종사자들이 팀을 꾸려 팀원 중 누군가 연락이 두절되는 등의 위급 상황을 대비하도록 했다. 지난달 12일 과중한 배송 물량을 처리하다 쓰러져 결국 사망한 쿠팡맨 김모씨의 사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채규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이번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의 적극적인 준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택배물동량의 증가에 대응한 택배 종사자들의 안전사고 방지와 더불어 근로여건 개선 등이 함께 이뤄지도록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국토부는 향후 택배 종사자 보호조치 권고사항 이행 여부에 대한 현장 실태확인과 조치실적을 매년 택배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택배 운송사업자의 택배서비스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권고가 국내 택배업체들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택배 업계 2012년 총 물동량은 14억 598만 개에 개당 단가는 2506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물동량은 27억 8980만 개로 크게 증가한 반면 개당 단가는 오히려 2269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이는 모바일 쇼핑 활성화로 택배 수요가 증가해 경쟁적으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배송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또한 유통기업들이 직배송 분야에 참여해 물류기업의 영역이던 배송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었다. 삼정 KPMG가 내놓은 ‘국내 택배 산업 해법 찾기’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 업계는 2016년을 기점으로 치킨게임 중이다.

택배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정도 문제다. 현재 택배기사는 현재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구분돼 사실상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평균적으로 이들이 배송 한 건당 수령하는 단가는 700~900원 수준이다. 처리하는 물량 자체가 줄면 수입도 그만큼 감소하는 구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종사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하루 배송 물량이 크게 늘어 8시가 넘어 퇴근하는 날도 많다”면서도 “가족의 생계와 아이들 학비문제 때문에 처리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또 다른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슈퍼확산자’가 발생해 지역감염이 심각했던 대구‧경북 지역을 폐쇄하지 않고, 또 국내에선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재기 현상 없이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을 택배에서 찾고 있다. 택배 서비스로 인해 유통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시민들의 불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중순께 생필품 위주로 반짝 사재기 현상이 있었지만 택배를 통해 정상적으로 물건을 받게 되자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있다.

이처럼 택배 산업이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사회적 혼란을 완화시키고 보다 효과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택배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정책과 후속조치의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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