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건설업계가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와 제조업 침체로 인해서 실적 부진 등을 면치 못하자 전면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기존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주택사업이나 해외수주를 대신해서 신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연말 임원인사에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원인사를 진행한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그룹간 인사교류와 신사업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일 서경석 현대‧기아차 정책지원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임명했다. 정수경 현대모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전무와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 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내부에서는 그룹이 건설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사실상 건설산업을 더 이상 키우기 힘들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인사를 두고 이처럼 평가가 갈리는 이유는 건설시장이 앞으로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데 기인하고 있다.

현대차 출신 임원이 건설로 온다는 것이 건설 입장에서 좋은 것은 맞지만, 건설의 피를 빼고 차의 피를 넣겠다는 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규제 등과 맞물리면서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서 건설의 성장에 대한 그룹의 기대가 낮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인사로 화제를 모은 건설사는 한 곳 더 있다. 바로 GS건설이다. 허창수 GS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부사장이 GS건설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지난 2013년부터 GS건설을 이끌어온 임병용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서 보다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꾀하게 된 것이다.  

대우건설 역시 신사업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진행했다. 대우건설 측은 신사업본부 안에 개발사업팀과 베트남 개발사업팀을 신설했다. 특히 주택사업과 재무를 책임지던 김창환 전무가 신사업본부장을 맡은 점이 눈에 띤다. 김 전무는 옛 대우그룹 출신으로 현장과 재무 등의 주요 요직을 맡아왔다.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의 이러한 움직임이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봤다. 주택시장이 과거처럼 급성장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건설사들의 먹거리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더해 정부 역시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통해서 건설경기를 부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즉,공공사업을 통한 성장 가능성도 낮아진 것이다.

한편,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6% 감소한 14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07조 5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수준인 것이다. 특히 주택 등 민간수주는 전년 대비 12.3%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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