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불확실했던 대내외 요건들이 올해 들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2020년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실적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올해 주요 상장사 10곳 중 9곳은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면서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지난해 부진했던 기저효과로 인한 이익 개선효과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 289곳 중 91.4%인 294곳(흑자 전환·적자 축소 포함)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도 지난해 131조8899억원에서 올해 169조2627억원으로 늘어났다.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25개사에 그쳐 전체의 8.57%에 머물렀다.

이는 앞선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반도체와 IT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및 수요회복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대수와 반도체 매출액 전망이 계속해서 상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41%, 14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8조2497억원, 7조331억원이다.

이에 따라 관련 부품 업체인 KH바텍, 테스, 원익IPS 등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큰 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서버 D램에 대한 수요가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올해까지 중국이 100만개의 기지국 투자가 예상된다”며 “서버 D램 고정가격도 예상보다 일찍 반등할 것으로 보여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도 “최근 D램 수요가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은 오는 2021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기업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가운데 주가는 너무 빨리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김대준 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반등과 미중 무역 합의 등 시장이 기다렸던 호재는 전부 실현됐지만 기성ㅂ 실적 상향은 여전히 더딘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네이버 등 주요 대형주들도 주가가 2018년 고점 수준까지 도달해 ‘숨 고르기’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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