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우여곡절 끝에 첫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플라이강원이 당장 다음달 첫 이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으로 인한 내홍을 겪었던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도 내부문제를 일단락하고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에어프레미아가 제출한 대표자 변경 면허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16일 조건부 변경면허를 발급하기로 했다.

현행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자의 대표변경을 면허 유지의 중요한 사항으로 보고 있다.

대표자가 변경되면 이에 따른 경영상 문제가 없는지 신규 면허심사에 준하는 심사를 거쳐 변경면허를 다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번 결정에서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면허 취득 당시와 비교했을 때 기준에 미달하거나 결격사유가 없다고 해석했다.

에어프레미아와 비슷하게 대표이사 교체를 놓고 내홍에 휩싸였던 에어로케이도 최근 갈등을 봉합하고 운항 준비에 돌입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2015년 회사를 창업한 강병호 대표 체제에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았으나 강 대표의 임기는 지난 5월 28일을 기점으로 만료됐다.

이를 틈타 최대 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 측에서 강 대표 교체를 추진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가 경영일선에서 LCC 면허발급을 이끌어낸 경영진을 밀어내고 회사를 실제로 지배하려는 취지로 봤다.

그러나 내년 3월 취항을 목표로 하는 회사 내부에서는 갈등이 지속되고 대표이사 공백이 장기화되면 운항 준비에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면서 강 대표의 3년 연임을 결정했다.

우여곡절 끝에 비상 준비

지난 3월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우여곡절 끝에 신규 LCC 3곳은 모두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나서게 됐다.

가장 먼저 플라이강원은 국토부로부터 운항증명(AOC) 심사를 받고 있으며, 그 결과는 이달 만 나올 예정이다.

AOC는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허가하는 제도다. 운항증명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 조직, 인력, 시설‧장비, 운항관리, 정비관리, 종사자 훈련프로그램 등 안전운항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플라이강원은 AOC 심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운항 인력 채용과 비행기 도입 등 본격 취항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양양국제공항에 승객 186명을 태울 수 있는 플라이강원의 첫 번째 비행기가 도착했으며, 다음달 국내선 운항부터 투입될 예정이다.

강 대표의 연임이 결정된 에어로케이는 이달 말 AOC를 신청할 계획이다.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AOC는 내년 2월 발급될 예정이며 이후 내년 3월부터 국내선 운항을 시작하고 7월부터 국제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초 AOC를 신청하고 9월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첩첩산중’ 국내 LCC…“많아도 너무 많다”

이들 신생 LCC들이 첫 취항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나 곳곳의 도사린 위험은 여전하다.

현재 국내 LCC업계는 출혈경쟁과 유가 급등 등의 이유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20분기 만에 처음으로 적자 274억원을 냈고, 진에어도 2분기 266억원 손실을 냈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도 적자 상태다.

당초 정부가 유례없이 항공사 3곳에 신규 면허를 발급했을 때에도 이미 포화상태인 업계에서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신규 LCC가 모두 취항할 경우 국내 LCC는 현재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미국도 LCC가 9곳이고, 한국보다 인구가 2.4배 많고 국토가 더 넓은 일본도 LCC가 8개사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악재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동안 일본 노선을 통해 몸집을 불려왔던 LCC들은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여객수여가 급감했고 이로 인한 실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노선을 계획하고 있던 신생 LCC 3곳의 취항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상반기 나리타‧오사카‧나고야, 에어프레미아는 2020년 하반기 오사카‧나리타 취항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2019년 하반기 나리타‧나고야‧기타큐슈, 2020년 하반기 하코다테 취항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항공업계가 일본 매출 의존도를 줄이고 노선을 줄이고 있어 이들 신생 LCC들의 계획 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C업체들의 영업이익율도 계속 하락할 정도로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향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신규 업체의 진출과 잇단 악재로 국내 LCC 시장은 중요한 변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