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바이오기업 신라젠이 전환사채(CB) 조기상황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라젠의 CB규모는 1100억원에 달하면서 추가 연구개발(R&D) 등을 위한 자금이 부족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31일 신라젠은 지난 3월 키움증권 등을 상대로 발행한 1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기상환한다 공시했다.

신라젠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펙사벡’의 무용성진행평가 결과에 따라 CB의 연 이자율이 3%에서 6%로 높아졌다”며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자와 합의해 조기 상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51분 현재 신라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05% 내린 1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기준 코스닥에 상장된 주요 바이오 상장사들의 CB 발행 규모는 약 3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라젠이 1100억원 규모로 가장 큰 발행량을 기록했다. 이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600억원 가량의 CB를 발행했다.

이 CB의 만기는 오는 2024년 3월 21일이며 내년 3월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최근 주가가 급락해 주식 전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키움증권이 보통주 전환을 포기할 경우 신라젠이 6%에 달하는 금리를 매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키움증권도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조기 상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라젠의 조기상환을 계기로 바이오업계를 넘어 코스닥 시장 전체로 조기상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바이오 상장사 중 특정 업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큰 폭의 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조기상환 리스크가 상당해졌다는 것이다.

성과 없이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조기 상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라젠 경우도 올해 부진한 바이오주 주가에 임상3상 중단 악재가 겹쳐 CB 조기상환 요청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신라젠보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다.

대체적으로 재무 상태가 영세한 바이오기업들의 특성상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청을 수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당장 회사의 존속 자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주가반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조기상환 요청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자칫 원금회수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