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고용보험기금이 지난해 독일 국채 금리 연계형 파생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수백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형 상품 2개에 584억원을 투자해 476억60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이를 수익률로 따지면 –81.6%다.

두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가 0% 이상이면 수익이 5~6% 발생하지만, 금리가 –0.1% 밑으로 내려갈 때부터 원금의 20%가 손실되기 시작해 –0.5% 이하부터는 원금 전액을 잃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 흐름 등을 고려해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금리 정책 변화 등으로 독일 국채 금리가 예상외로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다만 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이 일부 파생상품 투자에서 손실을 봤지만 전체적으로는 대부분의 상품에서 수익을 내는 등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고용보험기금이 투자한 금융상품의 수익규모는 2853억원, 파생상품을 포함한 채권 자산의 수익은 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 금리와 연계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예고되면서 금융당국도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고용보험기금의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투자 결정 절차를 개선하고 운용사에 대한 관리·감독과 성과 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기금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운용사 성과 평가에 충분히 반영하도록 평가 지표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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