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국가정보원이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 대해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만나 “사진을 보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나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같은 반열에 있다”며 “지도자급으로 격상한 것으로 보인다. 역할 조정이 있어 무게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겸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해서는 “과거 김여정이 하던 현장 행사 담당을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노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물어 ‘혁명화 조치’ 등을 당한 것으로 여겨졌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환영행사에 등장한 것은 맞지만 정상회담에서 빠졌다. 위상이 떨어진 것이다”라며 “역할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환영행사 당시 자리 배치를 보면 리용호 외무상의 자리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당 부위원장보다 앞자리에 있었다”며 “외무성의 위상이 올랐고 외무성 그룹이 대외현안을 주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넘버2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 주석의 북한을 방북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서는 “홍콩시위가 규모가 커진 것이 전격적으로 방북 결정이 된 것 같다”며 “과거에는 공식 우호 친선방문이었지만 이번에는 최초로 ‘국빈방문’이라는 형식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은 “북한의 의전과 환대가 대단했다.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심야에 숙소까지 동행하고, 27시간 시진핑 부부가 체류하는 동안 60% 이상의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며 “테이블도 중국에 친숙하게 ‘口’자 형태로 배치하고 폐쇄적 북한식을 탈피해 중국식 서구식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말했다.

북중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경협 관련 방안과 함께 군사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제 관련 인사와 군 관련 인사가 배석했다는 사실로 볼 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 안에서 민생지원에 초점을 두고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산 상무부장이 배석한 것은 대북관광 요건을 완화해주고 문화교류를 장려하는 방안 등 우회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본다”며 “식량·비료 지원, 고위급 군사교류 재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당장 무기 거래 등을 확대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행사 참관 등의 낮은 쇼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사회주의 유대를 굉장히 강조했고, 중국은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 실무협력, 국정 협력 등 전방위 협력 강화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중국의 제안에 동의하면서도 건국 70년과 북중 수교 70년에 대해 성대하게 경축활동을 전개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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