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7.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17일 민주통합당(가칭)으로의 합당과 관련해 심사를 보류하며 3당 통합에 적신호가 켜졌다.

앞서 바른미래당 박주선·대안신당 유성엽·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등 3당 통합추진위원장은 지난 14일 현 3당 대표인 손학규·최경환·정동영 3인 공동대표체제를 이달 말까지 유지하되 내달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방향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공동대표의 임기 및 비대위 구성과 관련된 내용은 당헌 부칙으로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3당 합의는 신중한 문제다. 폭넓은 당원의 의견을 수렴해야 해서 때문에 심사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로 인해 적잖은 이견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모두발언 후 비공개 회의를 이어가다가 약 20여 분 간 정회 후 속개됐다. 정회 당시 별도의 브리핑은 나오지 않았다.

손 대표는 심사 보류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3당 사이에서는 사실상 합의 거부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구체적으로 손 대표는 3당 공동대표의 임기를 이달 말까지 당헌으로 규정하는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당 공동대표 제안은 통합추진위원장 간 회동에서 합당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손 대표와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퇴진을 거부하며 나온 것이다.

당초 3당 합당 시 민주통합당은 안철수계 의원 7명을 제외하더라도 21명(바른미래 10·대안신당 7·평화당 4)을 차지하며 원내 3당으로 기호 3번으로 기록될 수 있었지만, 손 대표의 입장 표명으로 호남신당 통합 논의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한편 대안신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3당 통합 합의문을 추인했다.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4일 3당 통추위회의 합의문을 추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유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심사를 보류한 것과 관련해 다음 협상 최종기한을 묻는 질문에 “함께 가야 할 세 개의 세력이 있는데 우리 희망만 먼저 이야기하기는 무의미하다”며 “오늘 공동교섭단체의 순조로운 발족부터 시작해 긴밀한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3당 통합추진위원장들은 지난 주말 무소속 의원들과 만나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이날 오후 합동 3당의 추인을 거친 뒤 의원총회를 통해 교섭단체 명칭을 확정하고 대표의원을 결정한다는 것이 본래 방침이었다.

다만 3당은 공동교섭단체 구성과 관련해 통합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통합에 동의하는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합동 의총을 열고 통합과 별개로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한다.

 

박주현 통합추진위원장은 “통합 작업과 관계없이 2월 임시국회 대응을 제대로 하려면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손 대표를 상대로 한 협상도 더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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