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LG전자가 올해 자동차 전장사업(전자장비부품사업)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관심도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재계에 따르면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올해 투자규모를 898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2015년 이 사업본부가 신설된 첫해 투자액 2072억원과 비교해 4년 만에 4.3배가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해와 비겨해도 오스트리아 헤드램프업체 ZKW 인수자금 1조 108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투자가 2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심지어 주력 사업부인 HA(생활가전) 사업본부 9125억원을 제외하면 5개 본부 가운데 투자규모가 가장 크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VC사업본부를 VS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지주사 ㈜LG에서도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해 한국타이어에서 영입한 김형남 부사장에게 계열사 전장사업 조율을 맡기는 등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형국이다.

LG전자만 떼어놓고 보면 지난해 VS사업본부 매출은 4조 2876억원으로 22.9%나 증가했다. 지난해 9월부터 ZKW실적이 합산된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매출 성장세가 ▲2015년 1조 8324억원 ▲2016년 2조 6870억원 ▲2017년 3조 3386억원으로 가파르다. 지난해 전장부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 수준까지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6조 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전자는 양웅필 전무를 중국사업담당에서 신규 선임하는 등 사업 경쟁력과 수주 잔액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33조이던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50조원까지 증가했다. 전장사업은 수주한 물량이 최소 2~3년 지나 매출로 잡힌다.

따라서 LG전자 전장사업의 흑자전환 시점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3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역시도 흑자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전장사업이 내년에는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투자 확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자 지속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전체 부채비율이 위험수준으로 평가되는 200%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도한 투자가 성장성을 갉아먹을 수 있는 우려 마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동종업계의 삼성전자나 삼성전기와 비교해서도 부채비율이 5배 이상 높다. 때문에 매년 이자부담액이 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지급한 이자는 4285억원, 영업이익은 2조 7033억원의 15%를 넘는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부진한데 전장사업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분간 현금 흐름이 좋을 수 없는 구조”라며 “투자규모만 보면 가전업체에서 자동차부춤업체로 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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