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동부그룹 창업자인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75)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김 회장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16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가사도우미 A씨는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의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지난 2016년붵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김 전 회장의 별장에서 1년 동안 가사도우미로 근무했다. A씨는 김 전 회장의 별장에 근무하면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뉴스룸이 공개한 녹취로에서는 김 회장이 A씨에게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 한다”, “가만히 있으라” 등의 말을 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녹음한 것과 관련해서 “두 번 정도 당하고 나니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니 그때부터 녹음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김 전 회장이 주로 음란물을 시청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 측은 “성관계 있었지만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성폭행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1월 이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민형사상 일체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하고 각서까지 쓰고 돈을 받아갔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합의를 깨고 고소를 한 것에 이어 거액을 주지 않으면 청와대와 언론 등에 폭로하겠다고 계속 요구해왔다”면서 “모든 것은 수사과정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DB그룹 측은 “김 전 회장이 이미 회장직에서 물러나신 상황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고소를 당한 뒤 미국에 머물며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김 회장은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서 간, 신장, 심장, 방광 등 총체적으로 건강이 악화돼 치료를 위해서 미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미국 법이 허용하는 절차에 따라서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으며, 향후 주치의가 허락하는 대로 귀국해 조사를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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