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격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불똥이 튀고 있다.

중국 현지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은 1년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올해 3분기 경기마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진출 기업의 절반 정도가 미·중 통상마찰로 부정적 영향을 느끼는 등 3분기 경기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중국한국상회는 7개 업종의 218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전체 기업의 2분기 현황 경기실사지수(BSI)를 산출한 결과, 시황은 82로 4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 79를 기록한 이후 1년 반만의 최저치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실사지수(BSI)는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사항 등에 대한 응답 결과를 0~200값으로 산출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더 많음을, 100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중국 진출 기업의 불황이 장기화 된 데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 경기가 부진하고, 수출과 내수 수요 모두 위축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 수요 부진(26.4%)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를 수출 부진(16.5%) 등이 이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지난달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009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24.1%)으로 줄었다.

반면 대내외 경기가 좋지 않아 대외경쟁 심화(17.0%)와 인력·인건비 판매(10.6%)를 지적한 비율은 전분기보다 줄었다.

다만 전분기 기저효과로 인해 매출은 89로, 전분기 80보다 9포인트 올랐다. 현지판매도 90으로, 전분기 11포인트 낙폭만큼 반등했다. 설비투자와 제도정책도 각각 102와 81로 전 분기 대비 2포인트와 4포인트 올랐다.

업종별 매출 현황 BSI는 제조업이 92로 4분기 만에 상승세를 보였으나, 유통업은 3분기 연속 떨어지며 71에 머물렀다.

제조업과 함께 화학도 크게 반등하면서 128로,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금속기계(103)도 추가 상승했다.

그러나 전기·전자(92)는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고 자동차(66)는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시황 전망 지수는 각각 102와 97로 나타났다. 3분기 매출 전망은 100 상회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 분기(120) 대비 두 자릿수 급락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통·소매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을 체감하는 기업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분기 106이던 시황 역시 100 밑으로 다시 떨어졌고, 현지판매(105)와 영업환경(83)도 각각 전분기(116, 96)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급락했다. 설비투자(100)는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3분기 업종별 매출 전망 BSI는 제조업(103), 전기·전자(129), 자동차(113), 화학(113) 등에서는 낙관적 기대감이 나타났다.

하지만 금속기계(97), 유통업(97) 등은 100 밑으로 다시 하락했고 섬유·의류는 67에 불과했다.

미·중 통상마찰의 영향에 관한 설문에서는 전체 기업의 49%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해 전분기(45%)보다 부정적 응답이 증가했다. 특히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15%에 달했다.

아직 영향이 없다는 응답 비중은 2018년 3분기 62%, 2018년 4분기 54%, 올해 1분기 51%, 2분기 49%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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