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1위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4년 여만에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내 위스키 시장 침체로 실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주류세 개편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로컬 위스키인 ‘윈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들의 가격이 상향 조정했다.

인터내셔널 위스키인 ‘조니워커’와 ‘J&B’, 싱글몰트 ‘싱글톤’ 외에도 ‘텐커레이 진’, ‘자카파 럼’ 등이 대상이다.

조니워커레드와 블루가 5%, 싱글몰트(탈리스커, 글렌킨치, 오반)가 15%로 몰트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회사 측에서는 인건비, 생산자물가 등 원가 인상 압박 등을 고려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가격인상이 주류세 개편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정부는 빠르면 이달 말에 주세 과세 체계를 현행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종가세는 술 가격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라면 종량세는 알코올 ‘도수’와 ‘양’에 따라세금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향후 종량세로 개편될 경우 상대적으로 저가였던 로컬 위스키 가격은 오르고, 고가였던 인터내셔널 위스키 가격은 내릴 가능성이 크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알코올 도수 40도 기준 위스키 주세액은 72.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인 위스키의 경우 종량세 개편이 오히려 세금 인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디아지오코리아의 가격 인상 단행을 석연치 않은 눈초리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이번 디아지오의 가격인상으로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은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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