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금융 개혁’ 바람
보험업법 발의..통과시 삼성 지배구조 타격
박영선·박용진 책사 김성영 보좌관 주목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모습.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21대 국회 초반 금융권 개혁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눈에 띈다.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차 발의됐으며, 금융권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특정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라고 반발해 폐기된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중 하나인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을 저격하기 때문이다. 총수일가 및 삼성물산→삼성생명·화재→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법안 통과 시 삼성에 올 타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이용우 의원이 각각 발의했다. 

 

금융 관련법과 금융당국 등을 관할하는 정무위원회에 배정도 미래통합당을 남겨두고 완료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14명, 정의당, 국민의당이 각각 1명씩 의원을 배치했다.

 

민주당은 한국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출신인 김병욱 의원을 정무위 여당 간사로, 금융권 출신 이용우, 홍성국 의원과 ‘재벌 저격수’로 알려진 박용진 의원 등을 위원으로 배정했다.

21대 국회 정무위 배정이 금융권 개혁을 노리는 의원들 위주로 윤곽이 잡혀가면서 금융권도 맘 편한 눈치는 아니다. ‘재벌 개혁’을 목표로 목소리를 내온 박용진 의원은 금융권에서 가장 경계하는 의원이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가 개원하자 마자 지난 국회에서 폐기됐던 법안들 51건을 다시 들고 나왔다. 주요 법안들의 내용은 삼성총수 일가의 지배구조를 겨냥한 ‘보험업법 개정안’과 대기업 총수일가 의결권을 제한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었다.

‘재벌 저격수’로 부각돼 온 박용진, 이원욱, 제윤경 외에 향후 기대되는 인물은 이용우 의원이다.

 

이 의원은 보험업계의 불합리를 잡겠다며 1호 법안으로 보험회사의 계열사 채권 및 주식의 투자한도 산정 시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는 기업인 출신 정치인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공동대표로 활동했었다. ‘실물경제 달인’으로 알려진 이 의원은 카카오뱅크에 근무할 당시 금융업의 규제 혁파 필요성을 느껴 정치에 입문했다고 한다.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보좌관이다. 초선인 이용우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박용진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김성영 보좌관은 영입했다. 김 보좌관은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으로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약 25년 넘게 금융권에서 활동했었다. 이후 이종걸 의원의 보좌관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삼성 저격’, ‘재벌 개혁’ 키워드로 유명했던 박영선 의원실에서도 근무했다.

 

보좌관으로 근무한 6년 9개월 동안 그는 각종 개혁 법안을 입안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삼성생명법, 이재용법이라 불리는 상법개정안, 미래에셋방지법인 자본시장법 등이 이성영 보좌관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우 의원은 김 보좌관이 보좌했던 의원들과 달리 ‘재벌 개혁’ 보다 ‘금융개혁’에 초점을 맞춘 의정활동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혁신금융 전문가로 금융규제 개혁과 혁신금융 확산에 한 몫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영 보좌관도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용우 의원의 의정활동 목표는 재벌, 삼성과는 관련 없이 금융 개혁”이라 밝혔다. 다만, ‘보험업법 개정안’에서 보듯 이 의원이 추진하는 금융개혁이 삼성 등 재벌에 미치는 나비효과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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