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역대 최고의 수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반도체 등 일부 품목과 대기업에 편중된 수출 쏠림현상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의 전체 수출액은 6024억달러(한화 약 704조원)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한국 기업의 수출액이 60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통계청 심상욱 소득통계과장은 “2017년도에 수출이 굉장히 좋았던 기저효과로 작년 수출 증감률이 다소 누그러지긴 했으나,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수출 자체가 나빴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석유정제, 석유화학 업종의 호황으로 대기업의 주력 상품의 수출 실적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다.

때문에 전체 수출기업의 약 1%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수출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집중 현상은 여전한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상위 몇개 기업이 전체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무역집중도’는 더욱 커졌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은 2288억달러(약 268조원)로 전체 수출의 38.0%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16년(33.9%), 2017년(36.2%)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위 20대 기업으로 넓혀 보면 집중도는 48.5%로 더 높아진다.

상위 50대, 100대, 500대, 1000대 기업으로의 무역 집중도는 지난해 각각 60.4%, 66.9%, 79.1%, 84.0%였다. 이 역시 2016년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7.0%로, 중견기업(16.1%)·중소기업(16.9%)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기업의 수출 구성비는 2016년(64.2%), 2017년(66.4%)보다 확대됐다.

대기업 수출액은 2017년 3803억달러(약 445조원)보다 6.2% 증가한 4038억달러(약 472조원)였다. 중견기업 수출액도 같은 기간 909억달러(약 106조원)에서 970억달러(약 113조원)로 6.8% 늘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1016억달러(약 119조원)로 전년(1014억달러, 약 119조원)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심상욱 과장은 “지난해 반도체와 석유 정제 및 화학 업종이 주로 호황을 보였는데, 이 업종들이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수출규모를 살펴보면, 지난해 광제조업 수출액은 5068억달러(약 592조원)로 전체의 84.1%를 차지했다. 그 뒤를 744억달러(약 87조원) 수출액을 기록한 도소매업(12.4%)이 이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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