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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최근 보험업계 손해율 급증의 주범으로 알려진 실손의료보험에 대해 보험사들이 청구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험금 청구를 위한 증빙서류를 키오스크(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나 스마트폰 등으로 병원 안에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인 청구간소화 서비스가 도입되면 보험금 청구량이 증가해 보험사의 손해율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최근 실손의료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팔수록 손해인’ 상품으로 전락해, 취급을 포기하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 청구간소화 서비스 도입 추진은 어울리지 않다는 게 전문가 등의 평가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청구간소화 서비스 도입 시 보험금 청구량 증가로 손해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는 있으나, 서비스 도입에 따른 민원 및 보험사기 방지와 DB확보 편의성 제고 등의 효과도 있어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 측면이 많다는 입장이다.

28일 보험업계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등이 병원 내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보험금 청구 소류 전송이 가능한 ‘실손보험 간편청구’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만 3000만 명이 넘는 국민보험으로, 이번 청구 간소화 추진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높다.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통원 치료 시 부담했던 의료비를 보험회사가 보상해주는 상품인 실손보험은 타 상품에 비해 보험금 청구 횟수가 빈번하기 때문에 기존 청구 방식은 다소 귀찮은 측면이 많았다는 평가다.

반대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서비스 도입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있다. 팔수록 손해만 나는 실손보험에 청구간소화 서비스를 도입하면 그만큼 청구도 많아져 보험사의 손해율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올 상반기 국내 총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6%로 전년 동기에 비해 5.6%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업계에서 보는 적정 손해율이 70~80%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에 올 상반기 손보사들의 영업적자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1.3%나 오른 1조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도입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손보험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청구간소화를 시행하면 민원이 대폭 줄어들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복잡한 서류 작업 등 불필요하게 들어가던 비용과 노력도 줄일 수 있으며, 진료기록을 전산화 함으로써 과잉진료 및 보험사기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의료계 반발도 거세지고 있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추진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되면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 및 의료수가 노출 등의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는 게 의료계 입장이다. 또한 청구 절차 자체를 병원에서 맡아야 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보험사 관계자는 “의료계에서는 청구 간소화로 인한 이득이 없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대부분 소액인 실손보험 청구 건이 많아진다고 해서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청구과정이 투명해진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어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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