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는 지난 2015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점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 

[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면세업계 1·2위를 다투는 롯데와 신라가 이번에는 무대를 넓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맞붙는다.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에 토종업체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고, 당분간 국내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 25일 열린 창이공항 면세 입찰 설명회에는 롯데·신라와 함께 기존 사업자인 미국계 DFS, 유럽계 하이네만, 중국 CDFG, 북유럽 크루즈 운영업체 델링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나온 창이공항 면세점 공간은 연 매출 5000억원대로, 입찰을 따낼 경우 내년 9월부터 오는 2026년 8월까지 총 6년간 운영하게 된다. 면세사업자 선정은 오는 11월 초로 예정됐다.

국내 굴지의 면세업체인 롯데와 신라가 이번 입찰에 뛰어든 데에는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창이공항은 2017년 기준 면세점 매출이 약 18억4000만달러(한화 약 2조2260억원)에 달하는 ‘알짜배기’로 꼽힌다.

이용객 수가 많고 면세 판매 규모가 커 전세계 공항 면제점 매출 중 인천공항, 두바이공항에 이은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매출 2·3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와 신라 입장에서는 1위 업체인 듀프리를 넘기 위해서라도 창이공항 사업권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면세점 1위는 듀프리(9조8175억원)였으며, 롯데면세점(7조7817억원)은 2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세점(6조9950억원)은 3위였다.

롯데와 신라 어느 곳이든 이 입찰권을 따낼 경우 세계 면제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세계 3위인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내면 세계 2위인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롯데면세점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2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이번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전쟁에서 국내 업체에 다소 유리한 점은 공항 측이 옴니채널 강화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가격 대응 전략 등 미래지향적 이미지에 걸맞은 사업자를 찾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신라면세점은 앞서 지난 2014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사업을 운영하면서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시장이 연신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사실상 그만큼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글로벌 시장으로 앞다퉈 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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