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을 겨냥해 “매우 위험한 지역에 있으며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플로리다 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열린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유세 중 “매우 위험한 지역에 있는 어떤 나라를 지키느라 50억 달러를 쓰고 있다. 그들은 1년에 5억 달러만 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엄청난 부자에다 아마도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나라를 지키느라 45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그들(미 관료들)에게 전화해 나머지도 부담할 것을 요구하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10분간의 전화 통화로 분담금을 인상한 점을 자랑삼아 늘어놨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과 관련한 발언에서 이어진 것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우리는 호구(suckers)가 아니다. 미국이 계속 싸워주길 원한다면 동맹국들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발언은 유세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대국에 대한 결례에 해당될 수도 있는 발언인 점이 우려되며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이날 해당 국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지난 2월 각료회의 당시 한국과 방위비 협상을 언급하며 거론한 수치가 50억 달러와 5억 달러인 점, 전화 한 통으로 분담금 인상을 이끌었다는 발언 등으로 미루어 해당 국가가 한국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수치는 실제 방위비와는 다른 수치다.

워싱턴D.C. 북한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거론한 것이라 입을 모았다.

비핀 나랑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는 “한국을 지칭한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의 작동방식이나 가치를 몰라 우리가 동맹국과 어긋나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국장은 “다른 나라를 보호국처럼 취급하는 것은 역겹다.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목표나 공유가치보다 비용에 매달리는 것은 매우 일관된 행동”이라며 “비용분담에 대한 수치를 틀리는 것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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