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힘센 쪽 붙어 편한 길 가시지”

▲ 윤석열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30.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며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과도한 수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 현직 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의 장 모 검사(40·사법연수원 36기)는 30일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윤 총장을 향해 “힘 센 쪽에 붙어 편한 길 가시지 그러셨느냐”며 “임명권자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했으면 역적 취급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지난 정권 때도 정권눈치 살피지 않고 국가정보원 댓글수사 하다가 여러 고초를 겪었으면서 또 다시 어려운 길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리 엄정히 수사하지 않았다면 검찰개혁에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총장이 검찰개혁에 저항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 전했다.

장 검사는 “헌법정신과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는 총장 때문에 검찰개혁을 원하는 많은 구성원들까지도 검찰개혁 저항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느냐”며 “세 살배기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힘 센 사람 편에 서는 게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다 아는데 총장은 왜 그런 의혹을 받느냐”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조 장관의 압수수색 팀장과의 통화논란에 대해서도 장 검사는 “장관임을 밝히며 수사검사에게 피의자 남편으로 전화하는 등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의 실현불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분임에도 검찰개혁 적임자라 하는데, 틀림없이 총장이 모르는 검찰개혁을 위한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분일 수 있지 않겠냐”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총장 덕분에 앞으로 후배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 관련 수사는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 관련 수사는 신속히 해서도 안 되고 적당한 인원의 수사인력으로 제한해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맞춰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후임 총장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특수수사처장 등은 제대로 된 정치적 감각을 지닌 참다운 정치검사로 탄생해 국론을 분열시키지 않을테니 참 다행”이라며 “이같이 총장이 가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정신에 맞긴 한 것이냐”고 덧붙였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