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회사측에 신뢰 못가져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앞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이 기각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빅딜’은 큰 산을 넘었지만, 이번엔 노조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며 거듭 강조했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 모양새다. 노조는 우기홍 사장 입장에 대해 ‘추상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4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양사 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고용유지가 지켜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양사 직원 대부분이 유‧무급휴직을 시행 중인데다 수요 회복이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복 인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IATA에서도 이르면 2024년에야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익측면에서는 2020년 2분기 여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됐으며 10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빚까지 떠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건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양사 노조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된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불만이 터졌다. 노조는 “통합 발표 이후 직원들의 의견은 찾아볼 수 없고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이제서야 논의하자고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노사정 협의체서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지난달부터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정부와 산업은행은 아무런 답변이 여론몰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노사정 협의체 구성하고 매각 관련 많은 의혹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측은 “양사 직원이 2만8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95% 이상이 직접 부문(현장) 인력이라 통합해도 해당 인원이 그대로 필요하다"며 "자연 감소 인원이 1년에 약 1000명이어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내년 1월14일 기업결합신고를 각국 경쟁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6월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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