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주요 그룹 지주회사나 대표회사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가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간판값’으로 불리는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이에 대한 수수료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 상표권 사용료가 총수 일가에 대한 부당 지원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는 전년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해당 그룹이 어떤 대응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6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을 조사한 결과 총 1조3154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지정한 59개 대기업집단 중 지주사 등이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받은 곳은 36개 그룹의 57개 기업이었다.

전년 55개 기업에서 2곳이 증가했으며, 수취액도 지난 2017년 1조1080억원보다 18.7%(2073억원) 늘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대기업 집단에 신규 지정돼 전년과 지교할 수 없는 다우키움과 애경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두 기업을 포함할 경우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은 1조3204억원이었다.

대기업집단 중 수취액이 가장 많은 그룹은 LG로,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는 2684억원 달했다.

지주사 중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이 1000억원 이상인 곳은 LG를 비롯해 SK(2345억원), 한화(1530억원), 롯데(1033억원) 등 4곳이었다. 이외 CJ(979억원), GS(919억원)도 1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밖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492억원), 두산(328억원), 한진칼(299억원), 코오롱(263억원) 등이 상표권 사용료 수익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년 사이 수취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롯데였다. 지난 2017년 240억원이었던 상표권 사용료는 지난해 1033억원(329.69%↑)까지 증가했다.

이는 210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SK(490억원)와 한화(155억원), GS(132억원)도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주사 체제가 아닌 삼성의 경우 12개 계열사가 62개 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각각 23억원과 8억원이었다.

매출액 대비 수취액 비중으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6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CJ 57.6%, 한진칼 48.3%, 코오롱 45.2%, 롯데지주 39.3%, LG 35.5%, GS 18.2%, HDC 15.3%, 하이트진로홀딩스 12.9%, NXC 12.6%, ㈜세아제강지주 12.4%, 동원엔터프라이즈 11.1%, 0S 10.2% 등이 두 자릿수 비중을 기록했다.

지주회사 등에 상표권 사용료를 가장 많이 낸 그룹 계열사는 LG전자로, 1031억원을 지불했다.

그 뒤를 SK하이닉스(604억원), 한화생명(544억원), LG화학(522억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492억원) 등이 이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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