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그 후]‘LG유플러스+CJ헬로’ 이동통신사 시장장악력 ↑…홈쇼핑업계는 불안하다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8 1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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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LG유플러스가 마침내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를 품으면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6일 LG유플러스가 3월 신청한 주식 취득 인가와 최다 출자자 변경 승인건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8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에 이어 이번에 과기정통부의 허락까지 얻으면서 10개월 만에 CJ헬로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정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하면서 방송통신 사업자 간 닫혀있던 인수합병(M&A) 빗장이 활짱 열렸다.

이번 승인으로 인해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위 KT에 이어 2위 사업자로 등극하게 됐다.

현재 정부 심사를 받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기업결합까지 성사될 경우 이동통신 3사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커지는 이동통신 3사 시장 장악력…수수료 부담 가중 우려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이동통신 3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그 여파는 홈쇼핑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들 이동통신 3사의 덩치가 커질수록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가 해당 TV 채널을 이용하는 대가로 IPTV 사업자에 지불하는 대금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매년 IPTV·케이블TV사업자 등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협상을 벌여 방송채널을 할당받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율이 높을수록 주요 채널번호를 받는 식이다.

이 수수료는 홈쇼핑에서 물건을 팔려는 중소기업이 지불하는 판매수수료와 직결돼 사안이 더 민감하다.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업계와 IPTV 3사(KT·LG유플러스·SK텔레콤)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년간 이어져온 양 측의 마찰은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TV홈쇼핑의 높은 판매 수수료 문제가 제기되면서 IPTV 업체의 송출 수수료 인상률을 조정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국감에서도 한국홈쇼핑협회 조순용 회장은 “매출의 절반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있다. 송출수수료가 높아지면 홈쇼핑 회사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호소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3551억원 수준이던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1조6439억원으로 10년간 5배가량 뛰었다. 케이블TV 매출의 38%, IPTV 매출의 20%가 송출수수료다.

특히 이같은 송출수수료의 급상승은 급성장 중인 IPTV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IPTV 송출수수료는 2014년 1754억원에서 지난해 7121억원으로 연평균 42% 올랐다.

“오죽하면…”송출수수료 갈등 ‘폭발’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업계와 이동통신 3사의 입장은 분명하다. 덜 주려는 자와 더 받으려는 자의 싸움인 셈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TV 시청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년 급격하게 상승하는 송출수수료로 인해 현재 들어가 있는 채널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반면 IPTV 업체들은 케이블TV 사업자보다 송출수수료를 적게 받고 있어 형평성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다 할 해결책 없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송출수수료가 계속 오르자 올 초 TV홈쇼핑과 T커머스, IPTV 협회는 송출수수료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현대홈쇼핑이 방송통신위원회에 IPTV 송출수수료 관련 조정을 신청하면서 ‘수수료’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관련 조정을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송출수수료를 놓고 협상을 벌이던 LG유플러스 측이 요구하는 인상요율이 과도하게 높아 수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홈쇼핑은 LG유플러스 IPTV 10번 채널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분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전년보다 20% 이상 인상된 38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업계에서는 수수료율에 대한 홈쇼핑업계의 불만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현대홈쇼핑이 이례적으로 분쟁 조정 신청까지 제기한 것은 송출수수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롯데홈쇼핑에 돌아간 LG유플러스 ‘10번’ 자리

이번 이례적인 사건은 갈등은 한 달 반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홈쇼핑과 LG유플러스는 최근 분쟁조정신청을 한 지 45일 만에 편성될 번호와 송출 수수료 규모에 합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 측 모두 “양사 합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홈쇼핑 LG유플러스 IPTV에서 20번대 채널로 밀려나면서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20번 이내 채널번호는 A급으로 불린다. 이보다 좋은 S급은 지상파 채널 사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홈쇼핑과 LG유플러스가 개편에서 편성될 채널 번호와 송출 수수료 규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10번에서 28번으로 이동한다. 송출 수수료는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대홈쇼핑 입장에서는 분쟁조정이라는 ‘배수의 진’까지 쳤으나 황금 채널을 반납하고 28번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기존에 현대홈쇼핑이 갖고 있던 10번 채널은 롯데홈쇼핑에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계약을 위해 300억원대 후반 송출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0번 채널에 300억원 초반 수준을 써 냈다.

정부, ‘송출수수료 갈등 제재’ 행동 개시

홈쇼핑업계의 송출수수료 협상력은 매년 약화되는 추세다. 그러면서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러자 그동안 홈쇼핑과 유료방송 협상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1월 ‘홍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대가검증협의체’의 신설이다.

이 협의체는 내년 1월1일 이후 유료방송사와 홈쇼핑사간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갈등이 발생할 경우 어느 한쪽의 요청에 의해 과기정통부가 협의체를 구성, 최대 90일간 운영된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협의체의 자문 결과를 참고해 사업자에 필요한 조치를 권고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재승인·재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임에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가이드라인 개정과 별개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해서 별도의 조건을 부과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가 단일 업체로 협상에 나설 시 협상력이 커지는 만큼 각각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고, 매년 송출수수료 수입규모 및 증가율을 공개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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