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적자 1조, 창사이래 최악…정유 4사 합산적자 4조원 전망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국내 정유업계가 계속되는 정제마진 하락과 코로나19여파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에쓰오일이 1분기 1조원을 넘는 손실을 낸 데 이어, 현대오일뱅크도 5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곧 실적발표 예정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의 정유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1분기 정유4사 합산 영업적자가 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에쓰오일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1984억원, 영업손실은 1조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특히 영업손실의 경우, 2018년 4분기에 낸 분기 기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333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1976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역시 부진 면치 못했다. 현대오일뱅크 1분기 매출은 4조41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1% 전분기 대비 17.5%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5632억원을 나타냈다.

이같이 정유업계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건 지속되는 정제마진 악화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요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4월 넷째주 기준 -0.9달러로 지난 3월 셋째주부터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수치로 실질적인 수익성 지표로 통한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4~5달러)을 넘지 못하면서 정유업계는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수요 금감과 과잉공급 우려로 국제유가도 곤두박질 쳤다. 국제유가는 1분기에만 60% 이상 하락해 정유사들은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외에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의 정유사들이 실적발표를 남겨두고 있지만, 역시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정유업계의 1분기 영업손실은 1조5705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정유4사의1 분기 적자를 합하면 4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유 4사의 1년치 영업익을 모두 합산하면 3조907억원이었다. 한 분기 만에 한 해의 영업익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2분기까지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전 세계가 3월부터 이동 제한과 셧다운을 본격화했으며, 수요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유업계는 공장 정기 보수 일정을 앞당기거나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줄이는 등 손실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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