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요금 체계 개편…정액제→정률제 변경
소상공·정치권 비판 거세…공공앱 개발 화두
사과한 배민…M&A 심사 반영될까 걱정 했나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 요금 체계를 개편했다가 여론의 된서리를 맞았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가 직접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전날 김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요금체계 개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 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즉각 오픈 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고, 이 과정에서 사장님들의 마음 속 깊은 말씀을 경청하고, 각계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겠다”며 요금체계의 추가적인 개편을 약속했다.  

 

▲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배민 “기존 요금제 폐단 커…수수료제로”

우아한형제들은 그동안 배민을 이용하는 외식업주에게 수수료 대신 ‘울트라콜’이라는 이름의 정액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월 8만8000원의 광고료를 받았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외식업주가 가게 주소를 등록하면, 1.5~3㎞ 이내에 있는 앱 이용자의 화면 상단에 가게 이름을 띄워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가게들이 주소지를 여러개 만들어 등록하는 편법을 사용하면서 과열경쟁이 벌어졌다.

울트라콜 서비스를 20개까지 가입한 외식업주가 등장하자 우아한형제들은 주문 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를 도입했다.

지난 1일 도입된 ‘오픈서비스’는 모든 가입 외식업주 가게를 앱 이용자의 화면에 무작위로 배치한다. 오픈 서비스 이용료는 배달 매출액의 5.8%를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5.8%는 국내외 배달 앱 업계의 통상적인 수수료 수준보다 낮다”며 “새 요금 체계 시행 전 자체 시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입 외식업주 중 52.8%가 배달의민족에 내는 광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민을 이용하는 외식업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음식점 등 전국 700만 소상공인을 회원으로 둔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논평에서 “정률제는 금액에 제한이 있는 정액제보다 매출액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된다”며 “월 매출액 1000만원인 가게는 기존에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며 26만~35만원을 냈는데, 앞으로는 58만원을 내야 한다. 그만큼 소상공인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공연은 우아한형제들 측이 요금제의 추가적인 개편을 밝힌 이후 논평에서는 “수수료 개편방안의 핵심적인 문제는 일방적인 요금 대폭 인상에 있다”면서 “배달앱 수수료 결정체계 및 가격 정책의 합리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으로 번진 배민 요금제 논란

배민 요금제 논란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으로 까지 번졌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독점과 힘의 횡포를 억제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아니라 지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기관의 책무”라며 공공앱 개발에 착수할 것을 밝혔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이재명 페이스북)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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