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 업체 유니코써치, 임원 인사 특징 분석 보고서 발표
오너 세대교체 변환기(Shift)에 70년대생(Seventy) 전면에
임원 수 감소세(Short) 속에 체계 단순화(Simple) 지속
외부영입 인재(Scout)·여성 사장 등 깜짝 인사(Surprise)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S자형 인재 선호 경향 두드러질 듯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연말·연초 산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올해엔 7S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주요 대기업 인사엔 어느 때보다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상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명실상부한 그룹의 1인자가 된 이후 첫 인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와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등과 맞물려 자신만의 색을 더욱 분명히 드러낼 드러낼 시기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ICT를 중심으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변화의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이에 따라 임원 수는 감소하고(Short),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과 체계를 단순화(Simple)하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오너 3~4세 경영 전면 등장으로 세대교체 변환(Shift)이 이뤄지면서 1970년대생 발탁 임원 강세(Seventy), 여성 사장과 외국인 임원 등 깜짝(Surprise)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산업과 경영 환경에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S자형(S-type) 인재를 적극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25일 대기업 임원 인사의 키워드 ‘S7’를 꼽으며 이와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우선 젊은 오너의 활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200대 그룹 중 임원 타이틀을 단 1970년 이후 출생 젊은 오너들은 150명 이상, 사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최고경영자(CEO)급만 해도 70명이 넘는다. 오너 3~4세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1970년대생 약진이 예상된다. 이미 100대 기업 연령대 분석 결과, 1970년대 초반 임원들은 전년 대비 5% 이상 증가한 반면, 1960년대 초반 임원은 6% 넘게 줄었다.

 

실제 국내에서 임원수가 가장 많은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1970년생이 1969년생을 제치고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제출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에서도 신규 선임된 119명의 임원 연령대를 분석해보면 80% 이상이 1970년 이후 출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도 인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해져 IT·통신·소비재·유통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1970년대 출생자가 전진 배치되는 인사가 매우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도 감지된다. 임원 규모를 축소해 작고 단단한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니코써치가 올해 파악한 100대 기업 미등기임원은 지난해보다 77명 줄었다. 2017년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온 임원 수는 올해에도 축소 쪽으로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원을 줄이게 될 경우 100대 기업 임원 수는 6630~6640명 정도 수준까지 내려간다.

 

체질 개선을 위한 개편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직급을 파괴하고 직무 중심으로 임원 인사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흐름이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유니코써치는 내다봤다. SK는 이미 지난해부터 임원 직급을 폐지하고, 부사장, 전무, 상무 등의 호칭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도 기존 6단계의 임원 체계를 4단계로 줄였다. 내년도 인사에서도 임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 하려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외부 인재 영입도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새로운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자 구조조정 등에 밝은 외부 인재를 영입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어떤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했는지를 살펴보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의 사업 방향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깜짝 인사도 점쳐진다. 의외의 인물을 통해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수도 있어서다. 여성 사장을 전격 발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100대 기업에서 비()오너 중 여성 사장이 활약하고 있는 곳은 현재 네이버가 유일하다. 한성숙 대표이사 다음으로 새로운 여성 사장이 가장 빠르게 배출 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이영희 부사장, CJ제일제당은 민희경 부사장이 임원 경력만 10년을 넘는다.

 

여성 사장 이외에 외국인과 30대 젊은 임원 발탁, 직급 단계를 뛰어넘어 CEO로 등극하는 깜짝 인사가 단행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언택트 전환을 위해 IT 전문가를 영입도 활발해지면서 인재풀이 넓은 외국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화의 흐름을 빨리 읽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S자형 인재가 올 연말 인사에서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알파벳 S의 모양처럼 일정한 규칙 없이 변화하는 경영 흐름에 신속하게 변화에 맞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한 인재를 기업들이 적극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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