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 초부터 ‘1원’ 단위 초저가 경쟁을 이어가던 대형마트가 이번에는 생수시장에서 맞붙었다.

가장 먼저 이마트가 19일부터 생수(2L·6개) 가격을 1800원대로 낮추겠다고 선전포고를 하자, 롯데마트는 같은 용량 제품은 1600원대까지 내리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홈플러스도 가격을 1500원대로 내리며 맞불을 놨다.

대형마트가 때 아닌 ‘물 전쟁’ 벌이는 데에는 생필품인 생수를 앞세워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대형마트가 초저가로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시장 전망성이 밝은 ‘물 시장’에서 우위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실제로 생수 카테고리는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재 생수 시장은 1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4년 6040억원에서 지난해 1조1524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가량 커졌다.

앞으로도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수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를 선점하기 위한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중 할인행사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일환으로 자체 브랜드(PB) 생수 상품인 ‘국민워터’ 2리터 6병 묶음을 1880원에 내놨다.

이는 병당 313원으로 유명 브랜드의 생수 제품 대비 최대 68% 저렴한 수준이다. 기존 운영 대표 PL(자체기획)상품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

이마트는 생수 생산지는 이원화해 이마트 물류 센터와 가까운 생산지에서 상품을 받는 방식으로 물류비를 절감했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 있는 이마트 여주·시화 센터에는 경기도 연천에서 생산한 생수를, 대구에 있는 이마트 대구센터에는 경남 산청군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받아 물류 동선을 최소화하는 식이다.

생수는 중량이 무겁고 부피가 크지만 단가가 저렴해 상품 가격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국민워터를 최저가로 내놓자 경쟁사인 롯데마트도 바로 맞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일주일간 ‘온리프라이스 미네랄 워터’ 2리터 6묶음을 1650원에 판매한다. 해당 상품은 기존에 2000원에 판매됐다.

병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75원으로, 이마트가 내놓은 314원짜리 생수보다 12.4% 저렴한 가격이다. 이번 행사 이후에는 판매가가 1860원으로 정해졌다.

롯데마트는 “2017년 3월 출시한 롯데마트 자체브랜드 ‘온리프라이스’ 상품의 누적 판매량이 1억개를 돌파하자 이같은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초저가 공세에 나서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홈플러스도 초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홈플러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전국 140개 점포 및 온라인에서 PB 생수 ‘바른 샘물’을 1590원(2리터 6병 묶음)에 판매한다.

한 병당 가격은 265원 꼴이다



PB제품 바른샘물은 기존에는 2000원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돼왔다. 단번에 500원 가량 가격을 낮춘 셈이다.

다만 이마트의 경우 앞으로 가격 변화 없이 계속해서 생수를 1880원에 판매되는 반면, 롯데마트·홈플러스 생수는 19~25일에만 싸게 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생수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일주일 동안 행사를 하면서 향후 가격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이마트도 한 번 더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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