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기업 중 글로벌 기업가지 상위 500위 안에 포함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만 하더라도 세계 500위 안에 국내 기업 8개가 포함됐지만 9년 사이 단 ‘2곳’으로 줄어들었다.

14일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상장기업 시가총액(미국 달러 환산 기준) 순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2684억달러(한화 약 313조3529억원)이다.

이는 글로벌 상장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20위’(상장지수펀드 제외)를 기록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517억달러(약 60조3784억원)으로 ‘26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1조1559억달러(1350조573억원)로 삼성전자의 4.3배 규모다.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1조1135억달러·1300조5685억원),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9037억달러·1055조4868억원), 아마존(8854억달러, 1034조1873억원), 페이스북(5422억달러·635조6575억원) 등이 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국내 기업들은 모두 세계 시총 상위 500위권에서 벗어났다.

2010년 말에는 ▲삼성전자(43위) ▲현대차(258위) ▲현대모비스(371위) ▲포스코(219위) ▲LG화학(405위) ▲현대중공업(300위) ▲신한금융지주(423위) ▲KB금융(457위) 등 8개사가 500위 내에 들었었다.

9년 사이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5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나마 삼성전자 순위는 10년 새 23계단 올랐고 2010년 말 805위였던 SK하이닉스는 무려 53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이는 근본적으로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위주로 변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의 경우 관련 분야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시총 순위는 크게 밀려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했던 기업은 금융(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수출 제조업 기업들이었기 때문에 자연히 시총 순위에서 밀려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 구조상 수출 의존도가 높고 내수 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의 ‘쏠림’ 현상도 심화된 것이다.

지난 13일 현재 이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25%로 거의 4분의 1 수준에 달했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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