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주 52시간제가 도입된 이후 광화문 직장인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인 39.2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직장인 밀집 지역에서는 헬스클럽 등 스포츠레저의 소비가 늘어났다. 반면 노래방 등 유흥업종과 저녁급식 등은 하향세를 그렸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직장인 근로·출퇴근 시간 및 여가 업종 매출액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서울 주요 4개 지역에서 직장인들의 일평균 근무시간(하루 평균 체류시간)이 13.5분 감소했다.

주 52시간제는 지난해 7월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도입됐다. 내년 1월부터는 근로자 5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에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고용부는 KT와 비씨카드에 의뢰,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여의도, 판교, 가산디지털단지 등 4개 지역을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인은 오전 7시~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서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폰 이용자를 의미한다.

주 52시간제 시행 전후인 올해 3~5월과 지난해 3~5월을 비교한 결과에서 시행 이후 직장인 근무시간은 4개 지역 평균 13.5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 52시간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대기업이 많은 광화문의 근무시간이 605분에서 565.8분으로 39.2분 가장 많이 줄었다.

금융 업종 대기업이 다수 분포한 여의도와 정보 기술 업종 대기업이 주로 분포한 판교의 경우에 각각 9.9분, 9.7분 감소했다.

조사 시점 당시 금융은 주 52시간제를 도입하지 않아 감소 폭이 광화문보다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

금융은 근로시간 특례제외업종으로 분류돼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 52시간제가 다른 곳보다 1년 늦은 지난 7월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산디지털단지 직장인의 근무시간은 오히려 0.6분 늘었다. 주 52시간제를 아직 실시하지 않는 중소기업이 몰려 있어서다.

고용부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통신정보와 신용카드 이용액의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이후 직장인의 근무 시간 감소 경향과 퇴근 시간이 빨라지는 행동 변화가 유의미하게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주 52시간제’도입으로 스포츠레저 뜨고 유흥업소 지고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근무시간과 퇴근시간이 변화하면서 4개 지역의 여가 문화 자기계발 업종의 매출액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여가·문화·자기계발 관련 업종의 이용액은 크게 증가한 반면 사무실 인근의 유흥, 저녁 급식 이용액은 감소했다.

2017년 8월~2018년 5월까지의 서울시 비씨카드 이용액과 300인 이상 기업의 주 52시간제 시행 후인 2018년 8월~2019년 5월 이용액을 분석한 결과,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여가·문화·자기계발 관련 업종의 이용액이 시행 이전보다 평균 18.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헬스클럽, 테니스, 수영장, 볼링장 등 스포츠레저 업종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학원을 다니는 직장인도 많아졌다.

반면 사무실 인근의 일반 주점이나 노래방 등 유흥업종의 소비는 하락 추세였다. 유흥업종 이용액은 광화문이 9.3% 감소했고 판교도 18.4% 줄었다. 여의도는 3% 증가에 그쳤다.

회사에서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저녁급식 이용액은 여의도 64.8%, 광화문 11%, 판교 10.5% 감소했다.

다만 주 52시간제 시행을 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많은 가산다지털 단지는 30.7% 늘었다.

권 단장은 “근로 시간 감소로 인한 여유 시간을 여가와 자기 계발 등을 위해 사용하는 등 생활 유형 변화가 소비 행태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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