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문수미 인턴기자]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면세점 시장이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달보다 절반가까이 급감했다. 업계 3월 매출 상황은 더 심각해져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면세점 매출은 1조1천25억원으로, 지난 1월 2조24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인천공항 여행객 수도 급감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객 수는 일평균 19만4000명이었다. 지난 24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공항 1·2터미널 이용객은 9316명으로 떨어졌다. 이용객 수가 1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과 김해공항점은 문을 닫았다.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과 제주공항점 역시 영업을 중단했고 재개 여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신세계면세점도 단축 영업 중이며 당분간 명동점과 강남점은 월 1회 휴점하고 있다.

하나투어 계열사인 SM면세점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오는 9월 30일까지 시내면세점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이에 인천공항에 입점한 중소·중견 기업 면세점인 시티·엔타스듀티프리·SM·그랜드 총 4곳은 지난 20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임대료 면제와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SM·그랜드 면세점은 2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대기업 면세점들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 전 인천공항 면세점의 한 달 매출은 약 2000억원이었고,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의 임대료는 800억원이었다. 3월 매출액은 400억 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은 한 달 매출의 2배를 임대료로 내야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매출이 급감하면서 임대료 면제 등 정부의 지원을 요구해왔다. 국토교통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면세사업자의 임대료를 3개월 납부유예 해주기로 했고, 중소기업의 경우 3개월간 임대료의 25%를 감면하기로 했으나 이는 다음달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혜택을 받는 면세점은 시티플러스와 그랜드관광호텔 두 곳만 감면 대상을 받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월에도 이미 매출이 80% 이상 급감해 현금이 없는 상황인데도 4월 임대료부터 이자를 면제해 주고 3월에 내야하는 2월분 임대료는 다 받겠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납부 유예만으로는 적자를 버티기 어렵다”라며 임대료 인하를 주장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1조761억원이었다. 그중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이 낸 임대료가 총 9864억원이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전국 모든 면세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를 겪고 있다. 하루빨리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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