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5% 인상된 8720원 확정
자영업자 폐업의 길 내몰려
아르바이트생 최저임금 인상 “당연”

▲ 편의점 내부(출처=한국편의점산업협회)

 

[스페셜경제=문수미 기자]“하루 종일 일해도 70만원밖에 못 벌어요”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안 되는데 최저임금 인상이라뇨”

서울 종로구의 위치한 세븐일레븐 점주의 하소연이다. 그는 “현재 아르바이트생 1명을 두고 있는데 지난달 월급만 해도 170만원이 나갔다”면서 “나는 야간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일해도 월 70만원밖에 못 번다.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인상된 8720원으로 결정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자영업자를 폐업의 길로 내몰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벼랑 끝에 서있는 자영업자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격”이라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8590원보다 1.5%(130원) 오른 8720원으로 확정했다.

편의점주협의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평균 수익은 98만9600원에서 9.38% 감소한 89만6800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계가 내세우는 실태생계비 218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편의점 평균 수익은 최저임금 인상 후 월평균 매출 4820만원 중 매출이익 1446만원에서 로열티 434만원, 점포유지관리비용 923만원을 뺀 금액이다. 점포유지관리비용에는 인건비 622만원, 임대료 150만원, 전기료50만원, 기타 비용 100만원이 포함됐다.

협의회는 “주당 70~80시간, 많게는 100시간 넘는 장시간의 노동을 하며 버텨왔다”며 “혹독한 노동의 대가는 월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임금정책은 해를 거듭할수록 영세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있다”면서 “점주가 근무시간을 더 늘리고 아르바이트를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 근무시간을 늘리는데 한계에 다다른 점주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편의점주협의회는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주휴수당 인정시간 확대와 장기적으로 주휴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 ▲3개월 미만 초단기 근로자의 4대 보험 가입 유예 또는 정부지원 등의 방안 등을 요구했다.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GS25 점주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매출은 고정적인데 자꾸 최저임금만 올라가니까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만 힘든 상황” 이라며 “주휴수당 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게 되고, 고용시장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아르바이트생들의 입장은 달랐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카페 알바생 S씨는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올리면 당연히 힘들겠지만 점차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한시간 시급으로 이 더운 여름날에 냉면 한 그릇 사먹으면 끝이다”라고 말했다.

갈월동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K씨는 “요즘 주휴수당을 안주려고 15시간보다 못 미치는 14시간으로 여러명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주휴수당 줄 생각이 없는거다. 그럴바에는 시급이 오르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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