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운임상승과 미중 무역 분쟁 등이 세계 발주량을 급감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 대형 프로젝트들이 발주를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조선의 2분기 매출은 3조9229억원, 영업이익은 554억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다만 충당금 환입과 원화 약세에 따라 일회성 이익 규모만 나타났을 뿐 사실상 사업으로는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주요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부문 부진으로 5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조82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억원으로 같은 기간 40.8%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법 손익에 지분율 만큼 반영되기 때문에 한국조선해양 흑자전환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해 대비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물량 소화와 원재료 구입을 위한 충당금 등의 부담으로 2분기 흑자전환을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마이너스 146억원의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 조선 3사의 수주 실적은 올해 상반기까지 목표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는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가 미·중 무역 분쟁 영향으로 작년보다 42%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말부터 이어진 수주 가뭄 여파가 조선 3사의 올해 실적에 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상황이라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3사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내년부터 펼쳐질 전망이다. 하반기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잇따라 조선업계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특히 카타르 국영 석유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의 LNG선 발주가 대표적이다. QP은 최근 LNG선 40척 발주를 위한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카타르의 노스필드 가스전은 현재 연간 생산량을 7700만t에서 1억1000t으로 늘릴 예정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만의 에버그린과 독일의 하파그 로이드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가능성에 대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며 “여태 LNG만의 발주가 이어지면서 상선 경색이 지속되던 가운데 기대치 않았던 컨테이너선 입찰이 시작돼 변화가 감지된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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