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LCC 항공기 60대..승객 점유율 66%
국내 1위 넘어 아시아 2대 LCC부상
독과점·구조조정 우려..에어부산도 변수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사도 단계적으로 통합될 전망이다. 통합이 성사되면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을 넘어 새로운 메가 LCC가 등장하게 된다. 독과점 및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진에어 1강 체제?…독과점·구조조정 우려
대한항공의 ‘진에어’, 아시아나의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양사의 자회사가 합병될 경우 국내LCC 항공기 보유 대수는 통합회사 60대, 제주항공 44대, 티웨이항공 27대 순이 된다. 국내선 수송객 점유율은 66%로, 국내 1위는 물론 아시아 내에서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초대형 LCC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는 사실상 독과점 시장의 형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는 점유율인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또 중복 노선을 줄이고 서비스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감축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한진그룹은 통합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받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의무 고용 유지 기간이 끝나는 내년 4월부터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직원 수는 1만80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9000여명인데, 양사 모두 전체 직원 중 70% 가량이 휴직 중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 후 정리해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초대형 LCC의 등장으로 살길이 막막해진 기존 LCC들도 관심사다. 제주항공은 최근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1900억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확보했으며, 티웨이항공도 최근 6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규 항공사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비행조차 못해보고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모두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서(AOC)를 받지 못해 올해 단 한번의 항공기 운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합병 변수로 떠오른 ‘에어부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이뤄짐에 따라 양사 소속 LCC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에어부산’이 변수로 떠올랐다.


아시아나가 갖고 있는 에어서울 지분은 100%이지만, 에어부산 지분은 44.17%에 불과한다. 이는 부산시 및 부산 향토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에어부산 지분율(40%)과 비슷한 수치다. 때문에 에어부산의 거취는 부산 지역 여론 및 정치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한진그룹의 독자적 통합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통폐합 리스트 중 하나인 아시아나의 에어서울은 LCC 3사 중 가장 낮은 점유율(진에어20%, 에어부산18%, 에어서울5%)을 갖고있고,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0억원으로 현재 완전자본잠식상태인지라 LCC 통합은 결국 에어부산과 진에어의 주도권 다툼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산은 현재 LCC 3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폐합에 대한 우려와 반발로 떠들썩하다. 대한항공에 아시아나가 흡수합병됨에 따라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중심으로 LCC 통합이 이뤄질 경우, 에어부산 주주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26일 오전 에어부산 지역주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통합 본사를 가덕신공항에 유치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선다. 에어부산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LCC 3개사 통폐합이 추진되는 것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은 “독과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LCC 3개사 통폐합을 정부가 개입해 주도하는 것이 타당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부산시·향토기업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부산 중심의 통폐합이 담보되지 않으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에어부산은 2008년 설립 후 부산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한진 중심 항공사 통합은 부산 지역 경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LCC 3사를 에어부산 중심으로 통합하고, 부산으로 통합 본사 소재지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LCC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부산지역 여론 및 이해관계 해결이란 과제를 새롭게 떠안게 됐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