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총수는 일본으로
아베와 각별한 신동빈, ‘중재자’ 기대
일본어 능통한 이재용, 홀로 ‘고군분투’

- 외교수장과 일본통 총리는 어디로?
강경화, 에티오피아서 ‘한반도 평화 지지’ 당부
‘지일파’ 이낙연, 13일부터 ‘방글라데시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한국을 겨냥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고군분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외교수장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프리카 3국 순방에 나섰다.


■ 이재용·신동빈은 ‘대일 민간외교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한 신동빈 회장은 금융권·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악화된 한·일 관계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양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롯데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세븐일레븐, 롯데아사히맥주 등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본기업과의 합작사가 많아 이번 경제보복 국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을 향한 신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가 주목되는가 하면, 그가 어린 시절부터 아베 총리와 오랜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은 아베 총리 당선 후 수차례 면담을 한 바 있으며, 아베 총리는 신 회장의 장남인 유열 씨의 결혼피로연에도 참석해 서로 각별한 사이임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한·일 관계 악화 속 ‘중재자’ 역할을 할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불화수소, 포토리지스트, 플루오린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출국 직전까지 아베 총리와의 만남을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무산됐고, 대신 아베 총리의 사돈이자 멘토인 우시오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아 일본어에도 능통한 이 부회장은 자신이 대학시절 구축한 인맥과 부친(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본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법을 직접 모색 중이라고 한다.

이 부회장이 수행원도 없이 홀로 입국해 일본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유에는 이번 일본 수출규제가 삼성전자는 물론 한국경제에도 대형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를 방문해 게두 아다르가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사진출처=외교부)

 

■ 외교수장과 일본통 총리는 어디로?

이처럼 대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각각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일 민간외교에 총공세를 펼치는 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6박 7일 일정으로 에티오피아와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11일 외교부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강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비 아흐메드 총리를 예방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또 아비 총리에게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미·북 정상간 회동에 대해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적극적 지지와 협조도 당부했다.


이에 에티오피아 측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물론 중견국가로서 아프리카의 평화, 개발 등을 위한 한국의 협조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아프리카의 지지도 필요하겠지만, 하필 일제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일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외교수장이 일본과의 갈등 조정을 우선순위로 하지는 못할망정 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는 13일부터 8박 10일 일정으로 방글라데시와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타르 등 4개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내 유일한 실세 지일파(知日派)인 이 총리가 왜 하필 이 시점에 일본이 아닌 해외 국가로 순방을 가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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