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 적극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섰던 편의점 GS25가 드디어 경쟁사인 CU를 제치고 국내 편의점 왕좌에 앉았다.

올해 들어 GS25는 CU보다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점포수 면에서는 CU에 밀리면서 ‘업계 2위’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GS25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1327억원, 2035억원이다. CU의 매출(4조4491억원)과 영업이익(1521억원)보다 많은 편이다.

점포당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GS25는 6억7206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미니스톱(6억753만원), CU(5억9312만원)였다.

그러나 이번에 GS25가 매장 수에서도 20년 만에 CU를 앞서면서 매출·점포 수 등에서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업계 등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GS25의 점포수는 전월 대비 203개 늘어난 1만3899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CU의 매장 수는 1만3820개다. GS25보다 79개 더 적은 수준이다.

업계 3·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지난달 기준 각각 1만5개, 4438개 점포 수를 기록했다. 미니스톱의 점포수는 2582개다.

GS25 관계자는 “총 매출, 단위 면적당 매출, 영업이익 등 모든 분야에서 업계 1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GS25, 20년 만에 ‘1위’ 탈환 쾌거

GS25가 점포수에서 기존 업계 1위 CU를 넘어선 것은 20년 만이다.

그동안 GS25는 특수상권 운영권 입찰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신규출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렸다.

올해 3월 GS25는 한강공원 내 편의점 5곳의 운영권을 따낸 이후 4월에도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신논현) 역사 내 점포 25개 사업권 운영원을 획득하는 등 특수상권 운영권 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성과를 냈다.

기본적으로 이들 특수상권은 임대료가 비싸 일반 점포 대비 수익성이 낮고 영업시간 등에 제약이 있다는 한계가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당시 점포 수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던 GS25는 사업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입찰권을 따냈다.

또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는 우량 신규점 오픈을 비롯해 업계 최고의 운영비 최소 보조제도, 최대 100만원 수준의 광열비 지원 등의 압도적 상생 제도를 운영해왔다.

GS25에 따르면 그 결과 올해 GS25의 가맹 희망자 문의는 32%, GS25로 브랜드 전환 점포는 2배 증가했다.

쏟아져 나오는 ‘재계약’ 가맹점…“뺏느냐, 지키느냐”

일단 GS25가 업계 1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편의점업계의 왕좌 쟁탈전을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이들의 뺏고 뺏기는 가맹점 쟁탈전은 내년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본사와 가맹점주들이 가맹 계약을 맺는 기간은 통상 5년이다. 내년에는 2015년에 편의점 가맹 계약을 맺은 점주들과 재계약을 맺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생겨만 편의점 수가 2974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편의점 1등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더욱이 내년에는 GS25가 보유한 300여개 특수상권 사업권이 만료된다. 이번에 나오는 사업권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또다시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GS25가 보유하고 있는 지하철 7호선 매점 사업권이 다음달 13일 만료된다. 지하철 7호선 내 점포 수는 41개로 모두 가맹점포다. 이르면 12월 말쯤 입찰 공고가 날 예정이다.

현재 GS25가 운영 중인 해군PX 점포는 내년 6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사업권의 점포수는 260여개에 달한다,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편의점 업계 입장에서는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아직 국군복지단이 해군PX 사업권을 민간사업자에 다시 입찰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업계 1위 자리에 앉은 GS25입장에서는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서기 위해 이들 사업권을 모두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CU입장에서는 1위 탈환을 위해 사업권이 필요하다.

편의점 ‘빅2’ 수장들의 자존심 건 한판 승부

업계 1·2위를 다투는 이들의 쟁탈전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두 편의점을 이끄는 수장이 각각 대표이사와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벌여지는 첫 번째 대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BGF그룹 홍정국 대표는 2013년 BGF그룹 입사 6년 만에 초고속 승진하며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 GS25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 전략에 밀려 17년 만에 왕좌의 자리를 내주게 된 상황에서, 홍 대표의 취임 후 첫 번째 과제는 BGF의 주력 사업인 편의점 사업에서 라이벌인 GS25를 따라잡는 것이 됐다.

GS리테일 허연수 사장은 지난 3일 2020년도 인사에서 GS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회장은 경영자로서의 면모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장 전문가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실제로 그는 GS리테일에서 일하는 동안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3년간 최고 수준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6916억원, 영업이익 18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매출 5.1%, 영업이익 8.8%가 성장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1·2위 업체의 2~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가맹점 확보전쟁에서 이들의 자존심 경쟁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