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진제공=한국테크놀로지)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최근 가족 간 경영권 다툼 논란과 관련한 입장문을 2일 공개했다.

입장문은 차남에게 주식을 넘긴 것은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며, 장녀 조희경의 성년후견 청구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경영권 논란은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현범 사장에게 전량 매각하며 시작됐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자신의 동생인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아버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조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 회장이 건강한 상태로 자발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및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이에 조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개인 트레이닝)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선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내 회사에 큰 기여를 했다.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조 회장은 설명했다.

입장문을 마무리하며 조 회장은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며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입니다.

제가 지난 60여년 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이렇게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생소하고난감하기까지 합니다만, 최근 저의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받지 않더군요.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금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하여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제 소신입니다.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시 한 번 저의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하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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