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비적격 대부업체에 대출채권 매각?…“채무자 불법추심 상관없나”

이인애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5 13: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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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SBI저축은행이 무등록 대부업체 등 자격이 없는 업체에 대출채권을 매각한 사실이 확인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도 채무자가 불법추심 피해를 받지 않도록 불법행위를 엄격히 금지시키는 상황에서, 이 같은 SBI저축은행의 행태는 기존 고객이었던 채무자들을 외면하고 자사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라는 업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산건전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출원금 기준 2936억원의 대출채권(일반채권, 신용회복채권, 상각채권)을 1696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28억원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돼 있던 것을 반영하면 해당 매각 건으로 SBI저축은행이 이익을 본 금액은 588억원에 달하며, 자산건전성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매각 과정에서 일부 대출채권은 부적격 업체에 매각된 사실이 드러났다.

합법적인 대출채권 양도는 금융당국에 등록된 허가업체와의 거래에 한해 인정된다. 금융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와의 거래는 불법이라는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이번 매각에서 폐업상태인 대부업체와 거래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금감원 대부총괄팀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A사에 지난해 6월 매출채권을 매각했으나 해당 대부업체는 2017년 11월 대부업체 등록 후 지난해 4월 폐업한 곳으로, SBI와의 매각 시점에는 폐업 상태였다. 폐업 상태의 업체는 등록 대부업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매각은 엄연한 불법인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SBI저축은행은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된 대출원금 20억원의 대출채권을 28억원에 매각하며 28억원을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긴 사실에 전문가 등은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일반채권 매각가격이 대출원금과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원금의 140%에 해당 채권이 매각됐다는 점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폐업 대부업체에 채권 매각…도의적 책임 ‘모르쇠’ 일관

SBI저축은행 측은 이를 보도한 <시사주간> 측의 “대출채권을 매각한 A사, 나래에이엠씨대부, 서진종합건설, 대부시영, 지엔피 등이 등록 대부업체냐”는 질문에, “현업에 확인한 결과 (SBI저축은행이) 해당 업체에 대출채권을 매각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자 태도가 돌변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거래 당시엔 등록 대부업체였다”고 답변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거래 시기가 불과 1년 점이었다는 것을 따져보면 매각 과정에서 업체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의심할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이어 <시사주간> 측은 SBI저축은행에 매각처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요청한 대부업체 등록 정보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공개돼 있는 정보임에도 공식적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SBI저축은행은 대출채권 매각 시 업체 적격성 평가에 6가지 조건을 적용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금융당국에 등록된 대부업체 ▲자기자본 5억원 이상 ▲채권추심과 관련해 민원이나 불법추심 등이 없는 업체 ▲신용회복위원회에 등록돼 있는 업체 ▲채권 관련 전산프로그램을 가진 업체 ▲현장 실사를 거쳐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된 업체 등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6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업체만이 매각 자격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는 대출채권 매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는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SBI저축은행은 부적격 업체에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각에 참여한 업체 가운데 나래에이엠씨대부, 서진종합건설, 대부시영은 현재 폐업한 상태로 등록 대부업체 자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3월 6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한 나래에이엠씨대부는 지난 1월 폐업했으며 작년 7월 177억원 대출채권을 매각한 서진종합건설은 작년 9월 폐업한 곳이다. 아울러 지난해 9월 11억원의 대출채권을 매각한 대부시영은 지난 5월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폐업 신고 후에도 채권추심은 가능하지만 추가 매입은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폐업 이후 이뤄진 A사와의 매각 거래를 제외한 나머지 매각 건은 불법행위는 아니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SBI저축은행이 A사와의 거래 외에는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도 기존 고객이었던 채무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라며 “채무자가 겪을 수 있는 불법추심에 대한 고려 없이 자사 이익만을 생각하고 불법 대부업체에 채권을 매각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1위 자리를 맡고 있는 업체인데도 고객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SBI저축은행은 “대출채권 매각 시 불법은 전혀 없었다”는 주장만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채권은 2017년 12월 28일 매각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내부회계 처리 때문에 채권 매각 공시가 2018년 6월에 되는 바람에 A업체가 폐업한 2018년 4월 이후 채권이 매각된 것으로 오해를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A사와의 채권 매각 계약은 2017년 12월에 맺었고, 내부회계 처리로 인해 채권 매각 공시가 다소 늦었다는 게 SBI저축은행 측의 입장이라는 것.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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