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증인채택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청문회가 사실상 무산된데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일 “조 후보자의 아내와 딸, 어머니를 저희가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가족은 내어 줄 수 없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는데, 그래서 저희가 결단을 내렸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비호 카르텔, 삼각 카르텔이라고 할 수 있는 여당과 청와대, 여권 인사들의 비호 카르텔이 눈물겹다”며 “민주당이 문제 삼는 가족 증인을 모두 양보할 테니 모두 의결해서 법대로 청문회를 하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조 후보자의 어머니는 웅동학원 이사장으로 배임 핵심 증인”이라며 “아내는 부동산 매매에 있어 명의신탁인지 조세포탈인지 가려야할 부분이 있고, 딸은 장학금과 부정입학 핵심 증인이면서 사모펀드 출자자로 돼있는 등 여러 의혹에 대해서 (조 후보자 가족이)핵심 증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럼에도 조국 비호 카르텔 여당은 3명의 핵심증인이 나오면 진실이 밝혀 질까봐 그동안 (청문회 증인 출석을)막았다”면서 “민주당이 청문회를 무력화하는데 대해 이 부분을 양보하더라도 청문회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다른 방법으로 진실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양보했으니 더 이상 민주당도 토를 달 수 없다”며 “오늘 의결해서 오늘 하는 건 ‘청문쇼’다. 국회가 해야 할 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인데, 자료도 증인도 없이 무슨 청문회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희가 민주당이 그토록 강조한 증인을 양보한 이상 변명하지 말고 오늘 청문회에 대해 의결하고 오늘로부터 5일이 지난 후에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다”며 “어떤 날짜도 좋다. 휴일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지만 휴일을 포함하는 청문회 일자도 좋다”고 했다.

다만 “법대로 해 달라. 법대로 청문회를 해서 우리가 양보한 이상 법대로 진행하도록 해 달라”며 “이것도 거부하고 초법적 청문회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가 국회로서 해야 할 책무를 위해 우리가 대폭 양보했다”며 “조국 어머니와 아내, 딸 모두 중요한 증인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1야당 원내대표의 이러한 제안에, 집권당 원내대표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수용불가 입장을 내비쳤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 제안을 수용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 날짜를 한국당이 (오늘 의결, 5일 후 청문회로)미루자고 하는데, 날짜는 약속(2~3일)된 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한국당이 가족 증인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고 진정성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한국당이 조 후보자 가족 증인채택을 양보했음에도 민주당이 이처럼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 데에는 추석을 앞두고 조 후보자 청문회 정국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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