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최저임금 인상과 가맹점 지원 등으로 고된 한 해를 보냈다던 편의점 3사가 지난해 배당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GS리테일은 순이익의 4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코리아세븐등 편의점 빅3사는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금으로 총 1033억 8200원을 썼다. 이는 3사 순이익 3124억 5300원 중에서 33%나 차지하는 것이다.

편의점 3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년 3.8%에서 2.6%나 하락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2년 사이 매출은 2조 이상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0억 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적은 부진했지만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배당금은 증가했다.

실제로 이들 배당금 증가폭을 살펴보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68억원→70억원 ▲GS리테일 462억원→500억원 ▲BGF리테일 172억원→463억원 등이었다. BGF리테일의 경우 배당이 세 배 가까이나 증가했다.

순이익 중 배당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현금배당성향도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GF의 경우 2014년 14.5%, 2015년 19.6% 현금배당성향을 보였지만 지난해엔 30%를 넘어섰다. 배당금의 절반이 넘는 55.4%는 지주사인 BGF와 홍석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의 몫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현금배당성향 30%는 코스피 평균 수준”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전체 순이익 141.5%를 배당에 썼다. 배당금 500억원의 65.8%인 329억원은 모회사인 지주회사 GS에 돌아갔다. GS리테일 역시 현금배당성향이 2016년 30.9%에서 2017년 39.1%, 지난해 41.5%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배당액이 70억원으로 많지는 않다. 다만, 지분의 96.8%을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즉, 영업이익률 1.1%의 회사가 모회사에 '쌈짓돈'을 건네는 셈이다.

물론 주주가치를 제고를 위해 이뤄지는 배당이 무조건적으로 잘못이라고 볼 순 없다. 다만,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통해, 오너일가 많은 돈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기조가 계속되다보면 배당 자체가 ‘오너일가’를 위한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특히 편의점업계는 매년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을 배당에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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