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신라젠의 항암 바이러스 물질인 ‘펙사벡(JX-594)’ 글로벌 임상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에 기반해 면역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 2016년 코스닥 상장 후 시가 총액 2조원을 넘는 바이오 대장주다.

코스닥 바이오업종 상승 주역 중 하나인 신라젠 마저 흔들리면서 국내 바이오업종 신뢰도에도 재차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은 1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와 항암바이러스물질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한 무용성 평가결과 미팅에서 ‘임상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무용성 평가는 그동안 진행해 온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의 유효성 및 안전성 등을 중간 평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남은 임상3상이 2020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무용성 평가 결과에 따라 펙사벡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셈이 되면서 글로벌 임상3상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당초 펙사벡은 말기 간암 환자들의 희망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신라젠은 2015년 10월부터 진행성 간암환자 6000명을 대상으로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해왔다.

펙사벡 종양내 투여 후 기존 간암치료제 ‘넥사바’를 투여한 군 300명과 ‘넥사바’ 단독투여군 300명의 전체 생존율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펙사벡은 종양세포에 침투해 증식한 뒤 이 세포를 터뜨리면서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작용기전을 가져 기존 치료제인 넥사바의 치료효과는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번 무용성 평가 결과에서 ‘임상중단 권고’를 받았고,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은 중단될 전망이다.

그동안 신라젠이 스스로 펙사벡을 ‘중심 파이프라인(Backbone Pipeline)’이라고 밝혀온 만큼 이번 임상중단 권고에 따라 회사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펙사벡은 현재 신라젠이 보유한 8개 파이프라인 중 주력으로 꼽혔다. 나머지 파이프라인도 펙사벡을 기초로 파생됐다.

일단 신라젠은 DMC 권고사항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할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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