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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한국은행의 ‘금융 안정 상황’ 발표에 따르면, 복수의 금융 기관에 채무를 지고 있으면서 저신용자이거나 저소득자인 취약차주들의 부채가 2018년 말 86조 8000억원으로, 무려 87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보다 무려 4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소득 또는 저신용자이면서 다중채무자인 취약차주는 2018년 말 149만 9000명으로, 2017년에 비해 3만 3000명 증가했다. 취약 차주들의 대출 비중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대부업 등 비은행권에 64.8%나 치중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시중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한 고신용자들의 대출 비중을 높이고 있어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18일 은행연합회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7월 직장인대출 등을 포함한 개인 신용대출 중 4% 미만의 금리가 적용된 비중은 67.5~83.3%로 전월보다 확연히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금융컨설팅 케이탑론 관계자는 “보통 신용 등급이 높을수록 보다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대출 금리가 4% 미만이라면 1,2등급을 오가는 상당한 고신용자라는 뜻이 된다”며 “취약차주들은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은행들은 안전성을 추구하며 고신용, 고소득자를 찾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케이탑론 관계자는 “은행들의 이런 안전성 추구 전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대출자들의 경우 하루 빨리 신용 등급 관리를 해야 한다”며 “흩어져 있는 채무와 고금리대출을 정리하는 것, 부채통합 등의 방법이 그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이어 케이탑론 측 관계자는 “본인이 저신용, 저소득자이면서 다중채무 혹은 고금리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취약차주라면 정부지원서민대출 상품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먼저”라며 “햇살론, 사잇돌대출 등을 통해 부채통합을 진행하면서 회복된 케이스가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W씨는 부채통합을 통해 신용등급이 2등급이나 회복된 사례다. W씨는 기존 신용등급 7등급으로, 연 소득은 2700만원이며 계약적으로 임시직 근로자에 해당됐다. 그는 15~20%의 고금리 대출을 4건 보유하고 있었고 당장의 생활비가 없어 쪼들리고 있었다. 이에 W씨는 온라인 금융컨설팅 업체에 상담을 신청했고 본인의 조건에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 받으며 부채통합을 실시했다. 1년 여간의 재무 솔루션을 거쳐 W씨는 연 8-9%대의 중금리 대출 2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출을 모두 청산했다.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L씨는 6가지나 되는 기대출을 보유하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은 한 개도 없다. 프리랜서로 은행 대출 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했고, 이에 당장의 생계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대부업을 번갈아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L씨는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대출 관련 전문가를 찾아 본인의 상황을 설명했고, 이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정부지원상품과 부채통합 등을 소개 받아 기대출의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 이에 L씨는 부채통합을 통해 채무의 개수를 반으로 줄일 수 있었고, 월 불입금 또한 260만원 가량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스페셜경제 / 박숙자 기자 speconomy@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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