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학협력 1000억원 투자…지원 규모 2배 이상 확대
기초과학 분야 지원 강화…연구용 테스트 칩 ‘무상 제작’
위축된 연구현장에 ‘활력’…혁신 생태계 육성 ‘가속도’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부회장을 바라보는 세바스찬 승(승현준) 소장 (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삼성전자)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연구 활성화를 위해 산학협력 기금 1000억원을 투입한다.

 

산학협력센터 출범 2주년을 맞아 가존 기금액수에서 2배 이상 확대하며 반도체 미래 기술 연구 및 인재 양성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 강화, ·중 무역갈등 심화로 인한 화웨이 제재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이번 투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연구 활동 지연, 과제 보류, 연구비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대학 연구 현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7월 산학협력을 전담하는 산학협력센터를 설치했다. 대학의 연구역량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기초 토양이라는 판단이 투자로 이어진 것이다. 매년 전, 현직 교수 350여명, 박사 장학생 및 양성과정 학생 400여명 등을 선발해 지원했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 지원을 위해 연간 400억원을 투입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국내 대학들이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회사가 보유한 첨단 반도체 설비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0여개 대학으로부터 약 100여건의 연구용 테스트 반도체 제작 의뢰를 받아 모두 무상으로 지원했다.

 

특히 지원이 더욱 필요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협력과제들의 특허 등록을 장려하는 한편,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신소재 개발과 공정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물리·화학·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과제의 경우, 전체 산학협력 금액의 10%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 산학협력센터장 이한관 상무는 국내 대학들과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대학들이 우수한 실무형 R&D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산학협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기술·인재 중시 철학이 있다. 이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기술·인재 중시 철학을 동행 경영으로 구체화하며 공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선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개인적 믿음이라고 밝힌 데 이어 그해 10월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도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는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운 모태인 사회와의 동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자와 인재 양성, 협력, 사회공헌 등 기업의 방식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부회장의 의지가 있었기에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대학-지역사회-협력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K구상도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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