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일본 정부가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공정의 필수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한일관계 훼손’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 대법원이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 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일본정부가 이에 대한 보복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건 세 가지 소재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와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 재료로 꼽힌다. 에칭 가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회로 모양대로 깎아내는 데 필요한 소재이며,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원판 위에 회로를 인쇄할 때 쓰이는 감광재로 쓰인다.

렌 젤렉 IHS마킷 반도체 부문 상무는 “수출 규제에 포함된 에칭가스와 포토레지스트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일본은 포토레지스트와 이를 포함하는 여러 재료 공급망에서 세계 선두”라며 "반도체 제조사뿐 아니라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화학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다시 우노 IHS마킷 디스플레이 책임연구원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실제 디스플레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협력업체에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영향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에는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루오린의 경우 일본 업체 외에도 제조하기 때문에 생산 업체가 일본만 유일하지는 않다”며 “국내 CPI 필름 생산 업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원재료 공급 업체 변경해 평가, 특성 등을 다시 진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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