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성범죄자에 국민혈세로 조의라니” 비판
국회페미 “조화·조기, 정치인 개인비용으로 해야”

▲ 형집행정지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의 빈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조문을 받고 있다.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안희정 전 충남 도지사의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 인사들이 조화와 조기를 보낸 것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성폭력사건으로 수감 중인 범죄자를 정치권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 받고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 모친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박병숙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빈소는 정치권 인사들로 가득 메워졌다.

네티즌들은 “성범죄자한테 대통령, 법무부장관, 차기대권주자까지 다 편들어주는데 어느 피해자가 나서겠냐”, “2030 여성을 겨냥해 여성 정책을 말하던 청와대, 민주당이 성범죄자에게 조화, 조문이라니 이중인격자다”라며 이 실태를 비판했다.

정의당은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조문행렬에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는 개인의 것이 아닌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를 알 것”이라며 들고 일어났다.

조혜민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치권 인사들의 무책임한 판단을 비판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될 당시 정치권력을 가진 이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던 것을 언급하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했던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탄식했다.

국회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 ‘국회페미’도 같은날 조화와 조기 설치비용은 국민 세금이나 후원금으로 조화나 조기를 보낸 정치인들에 이를 개인비용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안 전 지사는 더 이상 충남도지사가 아니라며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선 안된다”며 “정치권은 안 전 지사가 휘두른 ‘위력’을 형성하는 데에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고, 사회정의를 실현해 공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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