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면서 소비자 심리지수가 8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와 반대로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오를 조짐이 보이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9로, 한달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지난 5월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진 뒤 세달 연속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 95.7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CCSI는 가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것이다.

지수가 기준치인 100 아래면 과거(2013년 1월~지난해 12월) 평균치보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 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보다 높으면 반대다.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것과 더불어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수출 부진, 주가 하락 등 기존의 지수 하락 요인에 더해 이달 들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더해지면서 경기 및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거시지표가 크게 바뀐 것은 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경기 상황에 대해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한은 측의 분석이다.

조사항목별 세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살펴보면 주택가격전망 CSI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 오른 106을 나타냈다. 이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전월보다 6포인트 하락한 94를 나타냈다.

현재경기판단(67) CSI와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을 나타낸 향후경기전망(70)은 각 2포인트, 5포인트 하락했다. 지갑 사정도 안 좋아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늘었다. 가계수입전망은 96으로 전월대비 1p 떨어졌다. 지난 2009년 4월(92) 이후 최저치였다.

현재생활형편(91)과 생활형편전망(92) 지수는 5월부터 석달째 제자리 걸음했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2포인트 떨어진 77로 집계됐다. 5월부터 석달 연속 내림세로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74)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수 성격상 보통 90대 후반 언저리에서 변동이 크지 않아 하락 수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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