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말 퇴직예정이었는데…文정부 출범 후 치안감으로 파격승진
본청 참모도 안 거치고 울산청장 돼…김기현 수사 뒤 고향 대전으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9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전시민대학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저서 출간을 기념하는 북 콘서트를 열었다. 북콘서트장에 도착한 황 청장이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현 울산경찰청장)이 9일 자신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출판기념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내년 총선 출마 의지가 확고한 황 청장은 이날 저녁 대전에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북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경찰을 비롯 황 청장을 응원하는 시민 수백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경찰청장이 공무원 신분을 유지한 채 관할 지역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는 점은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 청장은 “책 판매도 하지 않고 정치인도 부르지 않았기에 선거법 위반과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황 청장은 지난달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내년 4월 15일 총선 출마를 위해 90일 이전인 1월 16일 전에 사퇴해야 하지만 경찰청은 황 청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명예퇴직을 불허했다.

대전은 황 청장의 고향이면서 경찰서장을 지낸 곳이다. 황 청장이 만약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대전으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의 대전경찰청장 취임 이후의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경찰청을 통해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황 청장은 지난해 12월 3일 취임 후 지난 5일까지 1년간 청장 명의로 감사장 604장을 수여했다. 그런데 전임 청장인 장향진 청장(7개월·52장)에 비해 10배가 넘는 양이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전경찰청장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표밭 다지기’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황 청장은 이번에 출판한 저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마련한 검경 수사권 조정 토론회에도 자신이 참여했으며, 용산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용산서장 소개로 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을 만나 경찰 수사권 독립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출세가도를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9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1년 경무관으로 진급한 황 청장은 계급 정년에 걸려 2017년 말 퇴직 예정이었으나,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같은 해 7월 치안감으로 파격 승진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례상 승진 직후 보통 본청 참모를 거치지만, 그는 곧바로 울산경찰청장이 됐다고 한다. 이후 울산경찰청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관련 수사를 했으며, 김 전 시장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 황 청장은 자신의 고향이자 서장을 지내고 내년 총선 출마지로 예상되는 대전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보은성 인사’ 의혹을 받는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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