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09.04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4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초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여야 이견 대립으로 무산되며 법정기한을 넘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6일까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데 대해 극렬히 반발하며 청문회 개최 논의 중단과 동시에 국정조사 및 특검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논의를 전면 중단한다”며 “그 대신 다른 야당들과 조 후보자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도입을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의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을 정조준하고 “문 대통령의 국민 우롱과 국회 무시가 도를 넘었다”며 “국민은 반대를 하든 말든, 국회는 파행을 겪든 말든 조 후보자를 끝끝내 법무장관에 앉히겠다며 오만과 독선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미 장관급 인사 16명을 국회 청문보고서와 상관없이 임명 강행한 전력이 있다”며 “처음부터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와 언론의 인사 검증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작정하고 일을 벌인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를 능멸하며 조 후보자 임명강행 의사를 노골화한 이상, 바른미래당은 ‘반헌법적 조국 지키기 쇼’에 더 이상 들러리를 설 수 없다”며 “권력을 휘두른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대의민주주의 원칙이다.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이 져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

아래는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 우롱과 국회 무시가 도를 넘어섰습니다. 국민은 반대를 하든 말든, 국회는 파행을 겪든 말든 조국 전 민정수석을 끝끝내 법무부장관에 앉히겠다고 몽니를 부리며 오만과 독선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불과 사흘 뒤인 오는 9월 6일까지 송부하라는 인사청문보고서 송부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조직적인 방해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산시켜 놓고는, 하지도 않은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사흘 안에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장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에 다름 아닌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이 아니면 검찰개혁이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야당이 그토록 반대하는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그리고 검찰개혁의 유일무이한 적임자라는 조국 후보자는 지금 온 가족이 부정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됐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자신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조국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검찰청을 들락거리며 검찰 수사를 받는 법무부장관이 검찰 개혁의 최적임자라는 주장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그러나 지난 25일 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민주당이 보여준 태도는 어떠했습니까? 조국이 무너지면 마치 정권이 무너지기라도 하는 양 ‘조국 사수대’를 자처하며 가족의 증인채택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셀프청문회로 국민과 국회를 능멸했습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대통령의 시간’ 운운하며 사흘 안에 인사청문보고서를 내놓으라고 하니, 이처럼 뻔뻔스러운 요구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장관급 인사 열여섯 명을 국회 인사청문보고서와 상관없이 임명 강행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회와 언론의 인사 검증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국민의 찬반의사와 상관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 작정하고 일을 벌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민주당이 조국 후보자 한 사람을 두고 이처럼 몰상식한 태도로 일관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국민과 국회를 상대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를 능멸하며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강행 의사를 노골화한 이상, 바른미래당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작당을 하고 벌이는 ‘반 헌법적 조국 지키기 쇼’에 더 이상 들러리를 설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께는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만 바른미래당은 부득이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논의를 오늘부로 전면 중단합니다. 그 대신 다른 야당들과 함께 조국 전 민정수석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을 규명할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논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꼭 받고 싶다면 조국 후보자와 민주당에게 셀프청문회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하는 조국 전 민정수석은 헌정 사상 최초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피의자 신분의 법무부장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법무부장관이 온 가족과 함께 검찰청에 출두해서 수사를 받는 참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권력을 휘두른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입니다.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이 져야만 할 것입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그 책임을 추궁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9. 9. 4.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
<사진 국회기자단>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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