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이른바 ‘물컵 갑질’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한진칼 조현민 전무가 1년여 만에 경영 복귀하면서 진에어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앞서 진에어는 지난 4월 조현민 전 부사장이 갑질 논란으로 지탄 받은 데 이어 그가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 면허 취소 위기에 몰린 바 있다.

당시 회사는 물론 노동조합까지 나서 정부에 탄원서를 내고 장외 집회를 여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면허취소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대신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경영확대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같은 제재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진에어는 올해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지난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알짜배기’ 운수권 배분 자체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진에어는 계속해서 국토부에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책에 대한 실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제재를 풀지 않았다.

회사가 제재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조 전무가 경영복귀를 하자 제재 완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회사 내부에서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더욱이 다양한 구제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국토부가 최근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조 전무의 복귀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진에어 노동조합이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복귀를 규탄하고 나섰다.

진에어 노조는 11일 성명을 내 “조현민은 지주사 한진칼의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라”며 “총수일가는 진에어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국토부 제재를 책임지고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의 불빛이 조금씩 보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사 임원으로 복귀했다”며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노조는 조 전무가 한진칼을 통해 복귀한 데 대해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1대 주주 한진칼 전무로의 복귀는 곧 진에어를 사실상 지배하겠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 “국토부 제재 해제의 전제는 갑질 근절과 진정한 경영문화 개선”이라며 “그동안 문제의 책임자인 총수 일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의 염원을 수포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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