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롯데호텔이 미국 시애틀 호텔을 인수하면서 미국 서부권에 처음 진출한다.

재계에서는 호텔롯데가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장을 앞두고 이번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19일 롯데그룹 임원 인사에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이끌었던 재무전문가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이 그룹 호텔&서비스 부문(BU·Business Unit)장으로 이동하면서 이같은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호텔롯데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일본 기업’ 논란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롯데호텔(호텔롯데의 호텔 사업부문)과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 도심에 있는 ‘호텔앳더마크’(Hotel at the Mark)를 미국계 사모펀드 스톡브리지로부터 매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하나금투와 롯데호텔의 공동 투자로 진행됐다. 인수가는 1억7500만달러(한화 약 2040억원)이다.

앞서 하나금투는 지난 9월 롯데호텔과 ‘글로벌 호텔체인 확장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MOU를 맺은 후 첫 성과다.

이 호텔은 44층 높이 건물의 1층부터 16층까지 총 189실 규모다. 프랑스 출신 스타 디자이너 필립 스탁이 인테리어를 맡았으며, 연회장으로 쓰이는 별관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교회 건축물로 유명하다.

인근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스타벅스, 애플, 디즈니, HP 등 세계적인 기업도 있어 롯데호텔이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서 홍보 효과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호텔은 내년 6월부터 이 호텔을 ‘롯데호텔시애틀’이란 이름으로 위탁 경영하게 된다.

호텔 소유자인 호텔롯데·하나금융투자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면서 수수료나 매출 일부를 나눠갖는 방식이다.

이로써 롯데호텔은 미국 지역에 3개(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시애틀, 롯데호텔괌)의 체인 호텔을 포함해, 전 세계 총 32개(해외 12개, 국내 20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게 됐다.

롯데호텔 김현식 대표이사는 “지난 2015년에 인수한 ‘롯데 뉴욕 팰리스(LOTTE New York Palace)’ 이어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인 시애틀까지 진출하며, 글로벌 호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호텔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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